매일신문

지방대 출신 첫 대한안과학회 이사장 김시열 교수

"앞을 보지 못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까운 일입니까. 빛을 잃은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것이 안과 의사의 사명이 아닐까요."

지난달 1일 대한안과학회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된 경북대 의대 김시열(57·사진) 안과 교수의 믿음이다. 한결같은 이런 믿음이 있었기에 서울대 출신 안과 의사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대한안과학회 이사장 자리를 지방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꿰찬 계기가 됐을 것이란 평가다.

국내 안과 의사 2천800여 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대한안과학회. 이곳의 수장(首長)인 이사장은 지난 1978년 초대 때부터 서울대 출신 의사들이 거의 독식해 왔다. 때문에 경북대 출신인 김 교수가 이사장이 됐다는 사실은 의미부터가 특별하다.

"뭐든지 처음이라는 것은 부담스럽잖아요. 그동안 지역 안과 전문의들의 노력으로 대구·경북 안과 수준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여서 기쁘지만, 앞으로 더 잘해야 된다는 부담도 큽니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다시는 지방 의사가 중앙으로 진출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지난 2002년 한국망막학회 회장을 맡았던 김 교수는 안과분야에서 매우 유명한 의사다. 전문의들 사이에서도 조심스럽고 힘들어하는 유리체 수술만 지난 30년 동안 1만 번이나 했을 정도로 망막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세 손가락에 꼽히는 명의(名醫)다.

김 교수는 "한국인의 손재주는 전세계가 알아주는 특허"라며, "손 기술이 좋아야 하는 안과 의사의 특성상 우리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서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신기술과 기계 및 약제 개발을 통해 세계를 이끄는 수준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그는 "앞으로 이사장으로 있을 2년 동안 다양한 국제학회를 많이 개최해 그 주춧돌을 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흔히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밝은 눈을 통해 올바른 세상을 볼 수 있지요. 모든 사람들이 밝고 환한 세상만 볼 수 있도록 안과 의사로서의 사명을 다하겠습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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