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이세나(19·위덕대 1년)는 운동이 힘들어 그만 둘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사격 유망주로 꼽히면서도 원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좌절감을 느꼈고 집안 사정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생활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극적인 반전이 찾아왔다. 그 무렵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혔다는 통지가 날아들었고 맹훈련 끝에 지난달 26일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에서 열린 제49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주니어 여자 10m 공기소총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전에는 운동이 힘들게 느껴진 때가 많았지만 이제 의욕이 생겨나요. 열심히 해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로 뽑혀 꼭 메달을 따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때 3년간 테니스 선수로 활약하다 신명여중 1학년때 총을 쏘는 모습이 신기해 자신이 직접 찾아가 사격부에 가입한 이세나는 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지역 대회에서 매번 입상했으며 전국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아버지 이동영(50)씨가 직장을 옮기게 돼 가족들이 광주로 떠났고 혼자 대구에 남겨진 이세나는 외로움 등으로 인해 기대만큼 좋은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남산고에 진학하면서 열심히 훈련했으나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사춘기 소녀는 힘겨운 나날을 보냈다.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그녀에게 기회가 되었다. 결승 전날 연습 때 기록이 좋지 않았지만 이세나는 경기 당일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개인전에서 397점(400점 만점)을 쐈다. 중국의 창위(399점)에 밀려 아쉽게 2위에 그쳤지만 그녀는 첫 출전한 국제 무대에서 주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었다. 더구나 국내에선 종이 표적지를 붙이며 여유가 있었으나 이번 대회에는 전자 표적을 사용, 여유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국제 무대 경험이 전무했음에도 불구하고 숨이 터질듯한 승부의 긴장감을 잘 견뎌내고 입상한 것이다.
"결승에서 사실 엄청 떨렸어요. 국내 시합때보다 집중력이 2배나 필요했지만 한 발 한 발, 10점 만점을 기록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 것이 좋은 성적으로 연결된 것 같아요."
김재인 대구사격연맹 전무는 "어릴 때부터 눈여겨봐 온 이세나는 활달하면서도 대담한 성격을 지녔다. 정신적 압박감이 심한 사격에 대담한 성격은 매우 중요하며 이세나는 그런 점에서 기대할 만 한 선수"라고 말했다.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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