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주) 노동조합이 본사 경주이전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한 것과 관련, 경주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방폐장이 들어설 주변 지역인 양북·양남면, 감포읍 주민들로 구성된 대책위원회는 2일 긴급모임을 갖고 "방폐장 유치지역에 한수원 본사를 이전한다는 특별법 제정 이전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주민투표로 방폐장 부지가 결정된 상황에서 뒤늦게 반대주장을 하는 것은 한심한 작태"라고 주장했다.
또 대책위는 "한수원 본사의 양북 이전이 확정되지 않으면 방폐장 건설도 반대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가정과 차량 등에 노란색 깃발을 일제히 달고, 이달 중순부터는 월성원전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경주시민들은 백상승 시장이 '에너지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한수원 본사를 경주의 동해안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노조가 교육여건과 문화생활 등을 고려, 동해안 지역으로 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한수원의 관계자는 "경주시가 양북면 장항리 일대로 본사 이전을 공공연히 밝힐 뿐 다른 부지를 대안으로 제시할 한수원의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면서 "이전부지 선정시는 물론 이전에 따른 근무환경 변화와 근로조건 변경에 따른 단체협약 체결시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이전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동해안 지역과 시내쪽 이전을 바라는 주민들 간 대립과 한수원 노사 간의 갈등 등 그동안 잠복해 있던 한수원 본사 이전 문제는 노조의 성명을 계기로 한수원·경주시·시민대표 등으로 협의체를 구성, 공론화해 하루 빨리 이전 부지를 선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한수원의 당초 계획은 8월 말까지 본사 이전 부지를 확정, 2010년 10월까지 이전을 끝낸다는 것이다.
경주·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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