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 쌀 지키려면 '유통 경쟁력'도 높여야

올해 처음 수입되기 시작한 외국산 밥쌀이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지난 4월 이후의 초기 공매 두어 달간 인기가 없자 안심했다가 뒤통수를 얻어맞는 꼴이다. 지금까지의 수입량 2만 1천564t 중 중국산 1만 3천여t은 지난달 19일, 미국산 5천500여t은 26일 모두 팔렸다. 공매가를 낮추고 공매 참가 범위를 넓힌 후 매기가 살아났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적극적 買收勢(매수세)가 스스로 발생해 경락가가 치솟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미 떡쌀'술쌀 등 소위 '가공용 쌀' 시장을 점령한 수입쌀이 이제 공공연히 '밥 쌀' 시장까지 넘보는 형상이다.

이런 현상은 일부 김밥집과 공사장 함바집 등을 무대로 세를 형성하던 수입 밥쌀이 급기야 수요층을 대형 급식업소 및 식당가로까지 확대한 결과로 판단됐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것이 우리 쌀로 위장한 부정 流通(유통)에 상당 폭 힘입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그런 업체 12개를 적발한 것이 한 증거이다. 그 탓에 우리 쌀의 설 자리가 좁아지는 것은 물론 우리 상품 및 그 생산업체의 신뢰가 훼손당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수입 밥쌀의 부정 유통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惡(악)이다. 하지만 우리 쌀의 '유통 경쟁력'을 더 높이는 일도 더불어 필요하다. 최종 소비 단계에 대해 우리 쌀 사용 認證制(인증제)를 도입하는 것 등등도 검토될 만한 선택항일 것이다. 경북도가 추진 중이라는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10대 프로젝트'가 주목된다. 거기엔 우리 쌀 직접 유통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태스크포스는 이달 말까지 구체적인 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경북도는 15년여 전 WTO 체제 출범을 위한 UR(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에 대비해서도 기획단을 모범적으로 가동한 바 있다. 성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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