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 인사이드)축구의 세대교체, 그 성공의 법칙

축구 강국들이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40대 감독을 기용, 변화를 추구하는 경향과 함께 대표팀 진용을 세대교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핌 베어벡 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28일 젊고 새로운 얼굴이 대거 포함된 새 대표팀 명단을 발표, 세대교체에 나섰다.

그 자신 세대교체의 상징인 카를로스 둥가 브라질 신임 감독은 최근 발표된 대표팀 명단에서 이른바 '매직 4인방'으로 통하는 호나우두, 호나우지뉴, 아드리아누, 카카를 모두 빼고 새 얼굴을 대거 포함시켰다. 호나우두 등이 브라질 대표에서 일시적으로 제외된 것이지만 브라질 축구에도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세대교체는 젊고 가능성이 큰 유망주들이 떠나간 노장들의 경기력을 대신할 만큼 성장해 팀 전체의 경기력을 최소한 이전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거나 발전시켜야 하며 팀 컬러가 변화할 경우 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야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경우 독일월드컵 이전 세대교체를 시도하다 경기력이 미치지 못하자 노장 스타들을 다시 소집, 한 차례 실패한 바 있으며 이제는 세대교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형편이다. 네덜란드나 스페인은 세대교체에 성공한 것처럼 보였으나 젊은 선수들이 대거 주축을 이루는 등 세대교체의 폭이 너무 커 독일월드컵에서 16강에 그치는 등 절반의 성공에 머무르고 말았다. 독일 축구는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4강에 올라 성적만으로는 성공적이라기 힘든 측면이 있으나 플레이가 활력을 띠게 돼 세대교체의 긍정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았다. 세대교체를 적절히 한 포르투갈은 노장과 신예가 조화를 이루면서 월드컵 4강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다.

독일월드컵 우승팀 이탈리아는 30세 전후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팀으로 지나치게 젊지도, 늙지도 않으면서 새로운 얼굴들을 많이 발굴, 대회에 나섰고 고유의 축구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공격 성향을 강화하는 변화를 통해 성공을 거두었다. 남미의 강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화수분처럼 유망주들이 끊임없이 나타나 조직력을 잘 다지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독일 축구가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갖추었던 요인 중 하나로 성공적인 세대 교체를 꼽을 수 있다. 독일은 세대 교체의 시기가 되면 1/3 정도의 선수들을 물갈이, 지나친 세대 교체로 인해 전력이 불안정해지는 것을 피하면서 전력 유지를 꾀해왔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세대 교체에 실패하면서 '녹슨 전차군단'이라는 비아냥을 오랫동안 들어야만 했다.

새롭게 구성된 한국 대표팀이 창의적 능력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베어벡 감독의 조련에 의해 앞으로 한 단계 발전한 축구를 구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지석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