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신에 맞는 아이템을 찾아라"…장애우 창업 열기 '후끈'

지난달 31일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대구지사 인터넷센터. 20여 명의 장애인들이 창업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의 검색방법을 교육받고 있었다.

이날 행사는 계명대 벤처창업보육사업단이 한국뇌성마비복지회 대구경북지회,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대구지사와 공동으로 매주 월요일 마련하고 있는 '장애인 홀로서기 창업교육'. 창업에 대한 열기가 가득한 장애우들의 배움의 현장을 들여다 보았다.

◆장애인 창업열기

뇌병변 장애인 이정민(31·여) 씨는 두 손이 불편하기 때문에 힘겹게 발로 마우스를 잡으면서도 즐겁게 교육을 받고 있었다. 이 씨는 일주일에 한번 혼자 지하철을 타고 교육장을 찾는다. 이 씨는 "창업교육을… 열심히… 받아서… 꼭… 창업에… 성공… 싶어요…."라며 떠듬떠듬 말했다.

뇌병변 장애인 이재창(36) 씨도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을 배우고 있었다. 힘들게 자판을 두드리면서도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구미에서 올라온 청각장애인 김회기(42·여) 씨는 교육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자정을 넘기 일쑤다. 그는 기차로 두시간이나 걸려 시간적·경제적 부담이 크지만 창업의 꿈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단하지 않다고 했다. 김 씨는 남편과 함께 전자업체 하청일을 했던 업체가 수년전 부도가 난 뒤 창업을 위해 창업자금을 신청해도 교육경력이 없었기 때문에 번번이 탈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꽃가게를 창업해서 생계도 해결하고 같은 처지에 놓인 장애인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했다.

김희영 한국뇌성마비복지회 대구경북지회 간사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교육장을 찾는 등 교육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장애인 창업 이렇게

창업전문가들에 따르면 창업을 원하는 장애인들은 창업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장애인들의 창업을 도와주는 곳이 매우 많기 때문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우선 장애인 창업을 지원하는 정부기관 및 단체의 홈페이지를 자주 찾아야 한다. 네이버, 엠파스 등 포털 사이트의 뉴스 메뉴에서 '장애인'을 검색해 보면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육체적인 장애가 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거나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을 것이며,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찾아 사업화하하는 것이 창업의 첫걸음이다.

창업에 대한 이론 및 실무지식을 갖췄다면 처음에는 500만 원 이하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요즘 창업시장은 수천만 원을 갖고 시작하는 청년들도 몇 달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눈사람을 만들 듯이 작게 시작해서 점차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것이 창업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현재 정부, 지방자치단체, 각종 장애인 관련 단체 등에서 장애인을 위한 창업자금 등을 지원해 주고 있다. 하지만 결국은 스스로 홀로서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한 달에 5만 원의 수익을 목표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너무 많은 기대를 하면 실망도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창업에 경험과 자신감이 부족할수록 성공한 창업자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 필요하며, 때로는 모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애인으로서 성공한 창업자 또는 비슷한 환경에서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찾아서 분석을 해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장애인이 혼자서 창업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가족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며 공동창업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김영문 계명대 벤처창업보육사업단장은 "컴퓨터 등 창업이론지식을 쌓고 자신만의 아이템을 찾는다면 장애인이라도 충분히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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