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재인 법무장관 기용설…정부·여당 수뇌부 기싸움?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사의 표명과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기용설을 싸고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수뇌부의 불협화가 표면화하고 있다. 김병준과 문재인은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른바 '왕의 남자'다. 정가에서는 이를 여권 빅뱅의 서막으로 보기도 한다.

휴가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다. 대신 이병완 비서실장이 나섰다. 그는 3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의 인사권은 국정운영의 핵심으로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인사권이 흔들리면 국정이 표류할 수 있는 큰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말도 했다.

열린우리당이 '왕의 남자'에 대해 보호해주기는커녕 '국민정서법'에 기대 앞장서 반대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데 대해 청와대가 불쾌감을 표현한 셈이다. 특히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전날 문 전 수석의 법무장관 기용과 관련 "개인적으로 법무장관에 적합하고 훌륭한 인물이라고 보지만 국민들이 그렇게 보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한 데 대해 직공했다. 이 실장은 "능력도 있고 인품도 훌륭하다면서 안된다는 부분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 실장과 김 의장의 불협화를 두고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의 갈라서기로 보는 것은 다소 성급하다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 의장은 노 대통령의 탈당 등 갈라서기는 정권과 여당의 공멸이라고 기본 인식하고 있다. 다만 김 의장은 당 일각에서 청와대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만큼 수장으로서 이같은 당내 기류를 청와대에 전달할 필요성이 있어 그러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 의장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김한길 원내대표의 생각은 다소 다르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김 의장으로는 열린우리당의 위기를 타개할 수 없으며, 차제에 노 대통령과도 갈라서는 등 정개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생각을 김 원내대표가 갖고 있다는 것.

그래서 노 대통령의 '가치'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 김 의장과 김 원내대표 투톱이 문재인 법무장관 카드가 현실화할 경우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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