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돗물 오염 대처 너무 흐리멍덩하다

낙동강물 및 대구 수돗물의 퍼클로레이트(Perchlorate) 오염 사태 대처가 상황 돌출 한 달을 넘기고도 갈피조차 못 잡고 있다. 최초 확인자가 지난달 초 오염 사실을 환경부에 통보했다지만 지금까지도 제대로 개선된 상황이 거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응급 대응조차 제대로 안 되고 있는 점이다. 퍼클로레이트의 대구 수돗물 중 용존량 경우 한때 20㎍/ℓ을 넘다가 지금은 8㎍/ℓ 이하로 감소했다 하나 아직은 미국 일부 州(주)의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게다가 이 물질은 현재의 정수 시설로는 제거할 수 없는 것이어서 배출 자체를 막아야 한다지만 어떤 업체가 내놓는지 아직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하루 폐수 배출량 200t 이상의 龜尾(구미)공단 업체 80개 조사마저 다음주는 지나야 끝날 전망이라고 한다.

현장의 응급 대응만 지지부진한 것도 아니어서, 구미 하수처리장 유입수보다 유출수의 퍼클로레이트 농도가 더 높고 대구의 정수한 물 오염도가 원수보다 더 높은 이상한 현상의 원인 역시 밝혀내지 못했다. 영향 평가에 있어서는 처음엔 암을 유발한다고 했다가 갑상선 관련 기능을 저해하는 물질이라는 쪽으로 바뀌더니, 이제 와서는 유해성 여부조차 확정하지 못한다고 했다.

지켜보다 보니 "별일 아닌데 괜한 소동에 휩싸였다"는 게 당국의 內心(내심)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이다. 그렇다면 대구시는 근거도 없이 자체 허용기준치를 만들고 뜬금없이 取水点(취수점) 상류 이전론을 제기했다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생명의 근원인 먹는 물을 놓고 이래서는 안 된다. 환경부가 좀 느긋하려 하더라도 대구시는 달라야 한다. 市長(시장)이 나서서 공식적으로 상황을 설명하는 게 이번 사안의 중대성에 더 걸맞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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