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꿈은 꿈"-"꿈은 계시"…태몽에 관한 다양한 시각

태몽을 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보통 사람들은 말할 필요도 없고, 주역이나 사주팔자, 운명론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들도 각자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철학의 관점에서 주역을 공부해온 인성스님(대한불교 조계종 백운사 주지)과 무속인 손보살(대구시 중구 남산2동), 각종 꿈풀이 책의 저자들은 꿈(태몽)을 어떻게 바라볼까?

◇ 인성 스님="꿈은 꿈일뿐"

인성 스님은 태몽 해석을 비롯해 꿈풀이는 주역이나 명리학처럼 교리적으로나 학술적으로 정립된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시중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해몽 서적은 다만 꿈의 예와 그 해설을 붙인 정도라고 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환상이고 꿈의 세계입니다. 이 꿈의 세계 속에서 또 꿈을 꾸는 것이니, 어찌 보면 허망하고 우스운 것이지요. 다만 다양한 해몽 설화는 민간에서 구전이나 민간처방 차원에서 전해오는 것입니다. 해몽서는 일종의 통계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성 스님은 꿈을 감성의 영역으로 보았으며 2가지로 분류했다. 평소 꿈을 자주 꾸는 사람은 고민이 많거나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는 꿈을 '주사야몽(晝事夜夢)'이라고 보았으며 사람이 번뇌 속에 있기 때문에 꿈을 꾸는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부모의 죽음이나 태몽, 시험합격처럼 계시에 가까운 꿈을 꾸는 사람에 대해 인성 스님은 '신이 붙은 사람'이라고 했다.

인성 스님은 절에서 백일기도를 통해 아기를 얻거나 태몽을 꾸는 것에 대해서도 "절에서 채식을 하는데다 절하는 동안 상당한 운동을 하기 때문에 임신에 적합할 정도로 몸이 건강해지고, 기도를 통해 마음이 평안해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백일기도와 태몽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드러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했다.

◇ 무속인 손보살="꿈은 계시"

무속인 손보살(대구시 중구 남산2동)은 태몽을 '아기를 점지하는 삼신꿈'으로 정의했다. 삼신꿈은 임산부 본인이나 부모형제, 남편, 가까운 친척, 가까운 친구들이 꾸는 꿈이며 조상이 꿈에 나타나 계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보살에 따르면 태몽의 경우 주로 색깔로 남'여아를 구분하며, 남아는 푸른빛이 도는 짐승이나 물건, 여아는 빛깔이 고운 경우가 많다고 했다. 물고기 중에서도 크고 긴 물고기는 남아를 상징하며, 작고 예쁜 물고기나 소라종류는 여아를 말한다. 동물 중에서 큰 동물은 큰 인물을 잉태한 꿈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태몽과 보통 꿈의 차이는 '단순히 보는 것과 잡는(품는) 것'에 있다고 손 보살은 보았다. "감이든 고추든 그냥 보기만 했다면 태몽이 아니다. 손으로 잡거나 제 몸에 품어야 태몽이라 할 수 있다."

손 보살은 "태몽을 안꾸는 경우도 많고 또 태몽을 누군가에게 말했다고 해서 들어설 아이가 들어서지 않는 경우는 없다."고 했다.

손 보살은 "꿈은 해몽이 중요하다. 좋은 꿈이라도 나쁘게 해몽하면 나빠진다. 좋은 꿈을 꾸었다고 함부로 나서면 오히려 화가 미치기도 한다. 나쁜 꿈을 꾼 경우라면 오히려 털어놓고 말해버리는 편이 좋다."고도 했다.

무속에서 꿈을 해몽하는 방법은 해몽서의 사례 분류와 다르다. 손 보살은 "무속에서는 해몽서의 기록이나 통계를 쓰지 않으며 꿈 이야기를 들으며 신을 청한다. 신이 내 귀를 통해 꿈을 듣고, 내 입을 통해 풀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해몽 서적="조상들의 꿈 설화 등을 근거로 꿈풀이"

일반인들이 해몽과 관련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법은 해몽 서적이다. 대구시내 대형서점에는 약 20종의 꿈풀이책이 판매되고 있다.

해몽 서적에서는 꿈을 대체로 4가지로 설명한다. 첫째는 꿈속에서 보이던 물체나 행동이 현실에서 그대로 반복되는 영몽(靈夢), 둘째는 현몽(顯夢)으로 신령이나 조상 등 누군가의 계시를 통해 일깨움을 받는 경우다. 셋째는 전생몽(前生夢)으로 자신의 과거생으로 돌아가 전생을 보는 경우인데, 무척 드물다. 넷째는 잡몽(雜夢)으로 가장 흔한 꿈이다. 어수선한 내용에 줄거리도 없고, 허황하며 생활 속에서 발생했던 일을 그대로 반복하거나 비슷하게 드러나는 꿈이다. 이른바 개꿈으로 불리는 것들인데 신경을 곤두세우거나 충격적인 사건이나 장면 등이 꿈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해몽서들은 대체로 주나라 주공(周公)의 해몽법과 조상들의 꿈 설화를 근거로 사례와 해설을 종합해 만든 것들이다. 인터넷 해몽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자료들도 해몽서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라이프매일 2006년 8월 3일자)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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