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말에세이] '불의 혼' 공연을 앞두고

나는 오는 24일 저녁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첫선을 보일 창작오페라 '불의 혼'의 2006 대구 국제오페라축제 개막공연에 남다른 기대를 가지고 있다.

'불의 혼'은 대구광역시가 향토사를 통해 가장 자랑할 수 있는 역사적 사건인 국채보상운동을 문화예술창달에 접목시켜 이전엔 엄두도 못내 본 거금 5억원을 투자해 제작, 대박을 꿈꾸며 시민들께 선보일 야심 찬 향토문화예술창작품이기 때문이다.

국채보상운동을 소재로 하는 창작오페라 제작사업을 발의하고 사업계획 수립과 추진에 참여했던 한 사람으로 '불의 혼'이 오페라하우스를 가득 메운 관객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으며 대구의 대표적 문화예술작품으로 자리 잡고, 온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불후의 명작으로 탄생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보편적으로 眞·善·美(진·선·미)를 추구하는 문화예술 활동은 지난 역사의 바탕 위에 그 시대정신과 삶의 모습을 표현하고 미래의 희망과 이상을 실현하려는 창조적 활동과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정신적·물질적 현상을 일컫는다.

한 시대와 특정 지역과 그 주민들의 창조적 역량은 문화예술의 성쇠로 나타나고 창조적 문화예술의 터전위에 평화와 번영을 누려온 것은 동서고금의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지구촌이 한 이웃이 되고 온 인류가 한 가족처럼 가까워진 오늘날 문화예술 활동은 민족과 국가를 초월하고 국경의 장벽을 허물면서 세계화와 보편화의 큰 물결을 타고 도시간의 경쟁으로 탈바꿈해 가고 있기도 하다.

도시문화의 정체성을 바로세우고 새 시대에 걸 맞는 특성있는 도시문화를 창출해 가는 것이 도시의 경쟁력을 키우고 영속적 발전을 보장하며 시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관건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기개 높은 영남문화권의 중추도시로 전통을 이어온 우리 대구가 문화의 세기를 맞아 문화예술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것은 가치와 당위성이 있다고 본다. 이같은 맥락에서 국채보상운동 창작오페라 제작사업은 2004년 8월 대구시의 특수시책사업으로 공식 발의했다.

'가장 토속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평범한 진리와 대구가 보유하고 있는 역사와 정서와 인적·물적 자원으로 감히 다른 지역에서 카피(copy)할 수 없어 특성화와 경쟁력이 보장되는 대구의 역사적 스토리를 향토문화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켜 보자는데 관계자들이 의기투합했던 것이다.

또한 2002년도 대구오페라하우스 개관이후 대구를 세계적 오페라도시로 성장시켜가겠다는 의지로 출범시킨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출품작으로 국채보상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국채보상운동의 노래를 지역의 역량을 모아 만들어 보자고 결의했던 것이다.

사업계획의 결재과정에서 최고위층의 '대단히 훌륭한 기획이다'라는 격려에 힘입어 어려운 재정여건에서도 사업예산이 우선 배정되고 지역상공계에서 처음으로 문화예술창작사업에 민자 1억원 지원을 흔쾌히 약속했다.

특히 국비1억원 신청에 5천만 원쯤 지원을 기대했으나 전국문예회관연합회가 관리운영하고 있는 복권기금지원을 위한 지난해 말의 심사과정에서 '대구에서 국채보상운동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창작은 참으로 좋은 발상이다'라는 평가와 함께 2006년도 지원금으로 1억7천5백만 원의 거금을 듬뿍 배정했다.

지금 제작지원단과 제작진·출연진 등 모든 참여 요원들이 오직 역사성과 향토색이 물씬 풍기고, 예술성과 작품성이 우수하며, 격조와 재미가 있고, 남녀노소 모든 관람객들에게 찡하고 뭉클한 감동과 교훈을 주며, 생명력이 긴 오페라 완성에 열정을 쏟고 있는 중이다.

아무쪼록 국채보상운동을 노래한 '불의 혼'이 수준급의 향토 문화예술창작품에 대한 우리 시민의 갈증을 일거에 해소시켜주고 국내외의 흥행에도 대박을 기약하면서 문화예술중심 도시의 위상을 우뚝 세우게 하는 보람찬 성공스토리를 엮어갈 수 있도록 온 시민의 따뜻한 격려와 성원을 기대해 본다.

김종협 (수필가·팔공산자연공원관리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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