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씨름선수 최홍만이 이종격투기인 K-1에서 승리를 거듭하고 있다. 218cm의 거구인 최홍만은 주먹 타격과 발 기술이 모두 향상되면서 최근 아케보노를 세 번째로 꺾었고 이전에는 세계 챔피언인 세미 쉴트와 밥 샙을 무너뜨려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이에 자극받은 탓인지 최근에는 씨름 스타 이태현도 이종격투기인 프라이드FC 진출을 모색하면서 은퇴를 선언, 씨름계에 충격을 안겼다. 더구나 이태현은 학업에 정진하기 위해 은퇴한다고 했다가 실제로는 이종격투기 진출을 위한 것임이 밝혀지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씨름 뿐만이 아니다. 유도 스타였던 윤동식, 김민수, 추성훈 등이 은퇴 후 이종격투기로 뛰어들었고 전 프로복싱 챔피언인 최용수도 K-1에 진출했다.
마치 돌연변이처럼 나타난 이종 격투기는 씨름, 복싱, 유도 등 정통 격투기 종목을 위협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유도의 경우 아마추어리즘이 살아있고 이종격투기에 진출한 선수들도 아마추어 선수로 뛸 만큼 뛰다가 전향한 것이어서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프로 씨름의 경우 현역에서 활동할 선수들이 이종 격투기로 진출, 타격을 받고 있다. 한때 큰 인기를 얻었던 민속씨름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런 판국에 새로운 부와 명예를 위해 이종격투기로 전향한 선수들을 뭐라고 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1990년대 초반까지 국내 인기 스포츠였던 프로 복싱도 사양길을 걸은 지 오래됐다. 경기에서 이겨도 큰 돈을 만지기 힘들게 되면서 우수한 복서들이 나오지 않고 있고 침체의 늪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이에 비해 이종격투기는 손과 발, 팔을 모두 쓰면서 때로는 잔인할 정도의 공격으로 관객들의 원시적 폭력성을 충족시키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종격투기가 정통 격투기를 위협하고 있듯이 스포츠의 인기도 이제 자칫 방심하면 오래 가기 힘들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 같은 종목이라 하더라도 국내 축구는 유럽 축구에 밀리고 있고 국내 야구는 이승엽이 속한 일본 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에 밀리고 있다. 스포츠의 세계에도 세계화의 원리인 무한 경쟁이 적용되면서 국내 스포츠 스타들이 더 큰 성취와 돈을 향해 해외로 진출, 국내 스포츠의 입지는 날로 좁아지고 있다.
뛰어난 기량을 갖춘 스타 선수들을 많이 키우고 재미있는 경기로 경쟁력을 살리는 것이 국내 스포츠의 과제인데 좀처럼 활로가 보이지 않고 있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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