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는 모양이다. 패션이나 장식 수준으로 머물던 '미니 트렌드'가 이젠 생활 곳곳에 파고들고 있다. 요즘은 초미니 동·식물들까지 나와 사람들로부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손미경(37·여·대구시 수성구 매호동)씨는 지난 3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미니식물 한 세트(6개)를 샀다. 명분은 휴대용식물액세서리여서 초등학생 딸에게 주기 위한 선물. 하지만 손씨도 흡족해하고 있다. 평소 귀엽고 깜찍한 것을 선호해 고등학교 때부터 작은 것을 모으고 있는 손씨의 취향에도 맞았기 때문이다. 미니식물이라지만 단순히 자그마한 식물이 아니다. 3~4㎝ 정도의 캡슐 안에 손톱보다도 작은 식물이 들어있다. 워낙 작아 핸드폰 고리로도 활용할 수 있을 정도. 특이한 것은 캡슐에 구멍이 나 있어 일주일에 한차례 물에 담가 두기만 하면 자란다는 것이다. 손씨는 "핸드폰 고리로 이용하면서 수시로 자라는 것이 보이기 때문에 무척 신기하다."고 전했다.
회사원 송은화(25·여·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씨도 얼마 전 어머니에게 '미니식물'을 선물했다. 송씨는 "TV 드라마에서 핸드폰 고리로 이용되는 걸 보고 신기해서 식물 키우는 것을 좋아하는 어머니에게 선물했다."고 했다. 온라인으로 미니식물을 판매하고 있는 신경문(35) 초미니샵 대표는 "지난해 5월 처음 출시된 이후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신 대표는 "초미니라 직접 들고 다니면서 식물을 키울 수 있다는 이점이 인기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12㎝ 정도의 유리관 속에 3~6㎝ 크기의 식물이 들어있는 또다른 미니식물도 최근의 인기 상품이다. 장미, 난, 포도, 녹차 등 식물도 다양해 소비자들이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지난 7월쯤 친구로부터 이 미니식물을 선물로 받은 회사원 이지은(25·여·대구시 달성군 상원리)씨는 "유리관 속에 영양분이 들어있어 별 다르게 신경 쓰지 않아도 스스로 자라니까 편하다."며 "화장대에 올려놓고 수시로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했다.
미니 트렌드는 애완동물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 '조그마하다'라는 정도를 지나 돋보기를 사용해야 볼 수 있을 만큼 초미니 애완동물인 '씨몽키'도 적잖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씨몽키는 1~2㎝ 정도의 바다새우 일종으로 매우 활동적인데다 키우기도 간편해 특히 아이들의 교육용으로 인기가 높다. 하지만 유치원이나 초등학생 뿐 아니라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씨몽키가 애완용으로 많이 키워지고 있다. 현재 수십 군데의 전국적인 카페도 운영되고 있을 정도. 2년 전부터 씨몽키를 키우고 있다는 회사원 정수한(28·대구시 북구 대현동)씨는 "씨몽키는 저렴한데다 돋보기로 지켜보면 이곳저곳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키우기가 어렵지 않은 것도 장점. 정씨는 "5일에 한차례 소량의 먹이를 주고 매일 한 차례 공기방울만 주입하면 끝"이라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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