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의 명칭은 조선시대에서 유래했다. 현재는 대통령을 감시하는 언론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국가 역사를 홍보 차원에서 기록하던 조선시대의 그것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오히려 예전의 춘추관과 성격이 맞는 곳은 업무혁신비서관실이다. 조선시대 사관(史官)의 역할을 현재는 'e-지원 업무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관리하는 김충환(45) 대통령비서실 업무혁신비서관이 맡고 있다.
청와대는 참여정부 초기 업무관리 시스템인 'e-지원'을 독자적으로 개발, 대통령과 관련한 모든 문서를 데이터 베이스화해서 기록으로 남겨놓고 있다.
김 비서관에 따르면 대통령과 관련된 국정 문서는 이승만 정부 시절부터 김대중 정부까지 45년간의 28만 건보다 3년도 안된 참여정부가 30만 건으로 훨씬 많다. 이마저도 참여정부 이전의 문서는 법률 재가와 관련한 단순 업무거나 시청각 자료에 불과하다.
참여정부가 방대한 국정 기록 문서를 남길 수 있었던 이유는 'e-지원'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 김 비서관 역시 2년간의 청와대 근무 중 가장 보람있는 일이 'e-지원' 시스템 구축과 활성화 관련 업무라고 자랑한다. 이 시스템은 내년 초부터는 전 부처에 확산될 예정이다. 국정기록 문서가 많으면 많을수록 권력과 행정이 투명해질 수 있다는 게 김 비서관의 설명이다.
청와대에서는 없어서는 않될 '사관'이지만 집에서는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아니었다. 민주화, 문화운동 등 돈 안되는 사회활동만 하다가 청와대 월급을 받고 나서야 비로서 처음으로 "좋은 남편"이란 소리를 들었다. 부인과 아이들을 생각하면 항상 미안하다.
경북 성주에서 태어나 성광고와 영남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열린우리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을 맡는 등 정당생활을 한 김 비서관은 청와대 생활이 끝나면 대구에서 30~40대를 위한 학습 아카데미를 구성할 계획이다. 청와대에서 알게 된 사회 각 분야 전문가들 인맥과 정보를 대구에 전파하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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