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들이 마시는 두류·매곡 정수장 수돗물에서 인체 유해물질인 퍼클로레이트가 처음 검출된 것이 지난달 6일.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지만 수돗물은 물론 낙동강에서도 퍼클로레이트가 계속 검출되고 있다. 그러나 퍼클로레이트가 함유된 물질을 낙동강 수계에 배출하는 오염원들에 대한 단속은 겉돌고 있다.
◇아직도 퍼클로레이트가 나온다=7일 대구시 상수도본부에 따르면 두류·매곡 정수장 수돗물의 퍼클로레이트 검출농도는 대구시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권고기준치(8㎍/ℓ)보다는 낮지만 계속 나타나고 있다. 5일 두류정수장은 5.1㎍/ℓ, 매곡정수장은 3.8㎍/ℓ를 기록하는 등 8월 들어서도 2.7~5.4㎍/씩 검출되고 있다.
지난 달 6일 두류정수장이 20.5㎍/ℓ, 지난 달 7일 매곡정수장이 17.9㎍/ℓ였던 것에 비해서는 크게 낮아진 것이지만 미국 매사추세츠주가 설정한 음용수 권고기준(2㎍/ℓ)보다는 2배가량 높은 수치다. 또 정수된 수돗물의 퍼클로레이트 검출농도가 원수보다 더 높아지는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게다가 대구지방환경청이 조사하고 있는 낙동강 수계에서도 퍼클로레이트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구환경청은 지난 3일 구미하수처리장과 왜관철교, 성주대교 등 5곳에서의 낙동강물을 조사한 결과, 모든 지역에서 퍼클로레이트가 10㎍/ℓ 미만으로 나왔다고 7일 밝혔다.
◇대책은 지지부진하다=대구시는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실질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배출원에 대한 가이드라인(10㎍/ℓ), 대구시 상수원 상류 왜관철교 퍼클로레이트 가이드라인(8㎍/ℓ)은 물론 먹는 물 수질기준 설정도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낙동강 수계 취수장 이전도 중앙정부에서는 묵묵부답인 실정이다.
대구지방환경청의 한 관계자는 "오는 9일쯤 퍼클로레이트 배출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이후 환경부와의 협의를 통해 이들 배출원들과 자발적 협약을 맺는다면 퍼클로레이트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또 이달 안으로 퍼클로레이트 배출 가이드라인과 먹는 물 기준치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무 것도 모르는 구미시=일단 이번 사태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구미시는 허둥거리고 있다. 정작 공단에서 퍼클로레이트를 함유한 세정제를 사용하는 기업들이 얼마인지, 배출업체가 어디인지, 얼마만큼 흘렸는지 등 기본적인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사실상 구미시의 경우 지금까지 구미공단의 기업들에 대한 환경단속에는 거의 손을 놓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구미공단 1~4단지에 입주한 기업체는 약 870곳. 이 가운데 연간 2~80t 이상 대기오염 배출 사업장과 하루 50~2천㎥ 이상 폐수 배출사업장은 모두 670곳이며 20t 미만 배출 사업장이 구미시 단속구역이다.
연간 20∼80t 이상 배출 사업장은 경북도가 관리하기 때문에 긴급사태가 발생하면 구미시는 경북도나 환경청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거나 지시를 받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초동 대응에 미흡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우리가 무슨 죄?=이번 퍼클로레이트 사태에 대해 구미공단 입주 기업체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퍼클로레이트의 경우 국내에서는 먹는 물 수질기준이나 배출허용 기준 설정은 물론 유해화학물질관리법상 유독물로 지정돼 있지 않고, 먹는 물 수질 기준을 갖고 있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물론이고 유럽연합(EU)이나 세계보건기구(WHO) 그 어느 곳도 발암물질로 규정한 바 없는데도 기업들에게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반응이다.
구미공단의 기업들은 "환경청의 퍼클로레이트 등 특정물질을 함유한 화학제품 사용을 줄이라는 시정요구에 따랐는데도 마치 기업들이 기준치 이상의 유해물질을 방류해 수질을 악화시킨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구미공단의 경우 환경 관련 문제가 터지면 기업체들이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1, 2개월 동안은 고통의 연속이다. 이번 사태도 예외가 아니어서 관련 기업체들은 연일 경북도, 환경청, 낙동강 감시대, 구미시 등 환경 관련 기관들에게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이번의 경우 퍼클로레이트가 미국에서 로켓 추진체 등 군수용품과 전기 도금, 의약품 및 염료·안료 제조 등에 사용되고 있고 국내에선 세정제 및 폭약 제조 등에 주로 사용된다고 알려져 마치 구미공단의 관련업체 모두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도 불만이다.
김성우·이대현·정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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