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대구 달서구 죽전동 '恨 AJC 체육관'. 내부열을 식혀줄 장치라곤 대형 선풍기 한 대가 고작. 하지만 이곳을 찾은 이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매트 위를 뒹굴고 있었다.
실전격투기 연마에 열심인 이들은 흐르는 땀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이곳 박종율(36) 관장은 "가만히 앉아 더위에 당하고 있지만 않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더위를 이기기 위해 갖은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땀을 더 흘려 더위를 이기는 것은 물론, 스케이트장 등 이색 피서지도 발디딜 틈이 없는 것.
5일 대구 북구 고성동 시민운동장 내 실내빙상장. 한낮 땡볕에 달아오른 거리와 달리 400여 평 빙상장의 실내온도는 5℃에 불과했다. 들어선 지 5분이면 "춥다."는 말이 절로 나오고, 10분이면 '한기'를 느낄 정도.
반소매로 들어선 빙상장. 스케이트를 타지 않고선 '추위'를 견뎌내기 힘들다.
여름만 되면 이곳을 찾는다는 오장식(16·침산중 3년) 군은 "5천500원이면 운동도 되고 더위도 잊는다"고 했다.
젊은 연인들에게도 인기. 이곳을 처음 찾았다는 이형걸(26), 노미혜(22) 커플은 더운 여름 데이트코스로 빙상장을 택했다. 이 씨는 "놀이공원, 월드컵 경기장 등 데이트코스로 여러 곳을 돌아다녀봤지만 이곳만큼 시원한 곳은 없었다."며 "스케이트를 타면 서로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어 서로간 신뢰도 커진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전했다.
빙상장 이성원 관리부장은 "오전 10시 개장, 오후 5시까지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데 한여름 하루 이용객 수는 500명을 훌쩍 넘어선다."고 밝혔다. 겨울 이용객이 700명 선인 것과 비교하면 스케이트가 겨울 스포츠만은 아닌 셈.
굳이 스케이트를 타지 않아도 빙상장은 인근 주민들에게 완벽한 피서지이다. 밤 11시30분 문을 닫을 때까지는 링크에 들어설 수는 없어도 빙상장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
한편 밤이 찾아와도 숙지지 않는 더위는 사람들을 공원으로 내몬다. 수성구 월드컵경기장, 두류공원, 신천 등지는 밤에 몰려드는 인파와 차량들로 몸살을 앓는다.
주말을 맞아 가족끼리 월드컵경기장에 야간소풍을 나왔다는 박정선(38.여) 씨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해 왔는데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