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인 생생 여행체험] 마모드 씨의 간절한 바람은

한국에서 일하고 싶고 특히 대구에서 살고 싶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습니다.

파키스탄에서 병상 병리사 자격증을 딴 뒤 인천의 한 병원에서 1년간 계약직으로 일했지만 이내 그만둘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직도 전문직, 정규직에는 외국인이 낯선 게 현실인가 봅니다. 대구에서 3년동안 여러 병원 문을 두드려봤지만 받아주는 곳은 없었으며 할 수 없이 무역업을 하는 파키스탄인을 도와주며 생계를 꾸려왔습니다.

이젠 비자문제 때문에 더이상 한국에 체류할 수도 없습니다. 오는 9월에 파키스탄으로 돌아갈 예정인데 너무 아쉽고 또다시 일할 곳을 찾아 대구로 오고 싶습니다.

대구에 살고 있는 파키스탄인은 700∼800명 정도입니다. 죽전네거리, 복현네거리, 북부정류장 등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지만 요즘은 다들 힘듭니다. 일감이 없어 근로자들도 야간, 주말에는 집에서 쉬어야 하기 때문에 월급외에는 받지 못하고 장사를 하는 친구들도 불경기에 아우성을 칩니다.

파키스탄인은 한국인처럼 정이 넘치고 신나게 일하고 노는 것도 좋아합니다.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는 편견때문에 무시당하기도 하고 서러울 때도 많았지만 이번 여행과 같은 좋은 추억만 간직하고 돌아가겠습니다. 한국인, 외국인 모두 흥겨워 하나되는 날이 오기를 기도합니다.

타히르 마모드(33.전 병원 임상병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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