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이 흥행가도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개봉 11일만에 관객수 600만명을 넘어섰으며 전국 1600여개 스크린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620여개 스크린을 점령했다. 제목 그대로 '괴물'같은 영화다.
점점 커지는 괴물의 덩치에 도전하는 영화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다세포 소녀'와 '각설탕', '몬스터 하우스'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그것.
감동 드라마에서부터 엽기적인 성 이야기들이 넘쳐나는 학원물,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및 재패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영화들이 괴물의 독주를 막아서고 있다.
★ 감동 모드
'국내 최초 경마 영화'라는 수식어를 단 영화 '각설탕'은 말 그대로 '착한' 영화다.
우리나라에선 아직 동물영화가 낯설지만 '각설탕'은 말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감동을 배가시킨다는 점에서 본격 동물영화로도 볼 수 있다.
제주도 푸른 목장에서 자란 시은(임수정)은 망아지 천둥이와 둘도 없이 친한 사이다. 둘다 엄마를 일찍 여읜 공통점이 있어, 마치 남매같이 서로 아껴준다. 그러나 아내를 낙마 사고로 잃은 시은의 아빠는 말을 좋아하는 딸을 염려해 천둥이를 몰래 팔아버린다.
하지만 시은의 말에 대한 애정은 식을 줄 모른다. 아버지 몰래 기수 시험에 합격한 것. 몇 년 후 서울 거리 한복판에서 우연히 천둥이를 기적처럼 다시 만난다. 시은은 경마장 조교사의 도움으로 천둥을 경주마로 조련하고 천둥은 조금씩 경주마로서 실력을 되찾아, 둘은 함께 경마대회에 출전한다.
영화 '각설탕'의 내용은 다소 뻔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사람과 말의 교감'이라는 주제와 천둥이의 뛰어난 표정연기는 관객들의 감동을 자아내기 충분하다.
국내 최초 경마영화인 만큼 박진감 넘치는 경마 장면이 볼 만하다. 특히 경기 중 낙마 장면은 실제 경주마가 전력질주하는 가운데 촬영한 것으로, 목숨을 건 위험한 촬영이었다고 한다. 또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기수들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은 덤으로 볼 수 있는 보너스.전체관람가.
★ 웃음 모드
성(性) 억압이 없는 무(無)쓸모 고등학교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성 이야기를 담은 영화 '다세포 소녀'는 엽기 발랄 코믹 버전을 모두 갖춘 탈(脫)장르 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쾌락의 명문 무쓸모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이 결근했다. 대신 수업에 들어온 담임선생님은 영어 선생님이 성병에 걸려 조퇴 했다고 설명한다. 그러자 영어 선생님과 관계를 맺었던 한 여학생의 조퇴를 시작으로 줄줄이 병원 가봐야 한다며 조퇴를 해버리고 교실에는 단 두 명만이 남는다.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김옥빈)와 외눈박이(이켠).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는 학교 급식비와 엄마 약값을 벌기 위해 오늘 원조교제를 하기 위해 조퇴를 해야 한다. 이 말을 들은 교사는 정색을 하고 '효녀'라며 칭찬한다. 원조교제를 위해 소녀는 모텔을 찾아가지만 그곳에서 만난 조직폭력배 두목은 이성 복장을 즐기는 크로스드레서. 오히려 그와 친구가 된다. 이후 가난소녀는 무쓸모고 지하조직인 '에로틱 랠름교'에 끌려가 춤을 춘 것이 계기가 돼 '흔들녀'라는 이름으로 일약 인터넷 스타가 된다.
영화 '다세포 소녀'는 채정택씨가 2004년부터 'B급 달궁'이라는 필명으로 연재했던 동명의 인터넷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가 눈길을 끈다.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는 실제로 가난 인형을 등에 업고 있으며 뮤지컬 장르를 도입, 독특한 상상력을 영화화하고 있다. 15세관람가.
★ 동심(童心) 모드
이번 주는 할리우디 3D 애니메이션 '몬스터 하우스'와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게드전기'가 동시에 개봉한다. 두 작품은 미·일 양국의 유수 제작자가 만들었고 자국에서 호평과 함께 좋은 흥행 실적까지 거뒀다. 그리고 두 작품 모두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이 보기에도 손색없는 작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 중 '몬스터 하우스'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포레스트 검프'의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공동 제작한 3D 애니메이션.
사춘기에 막 접어든 디제이는 자신의 방에서 망원경으로 수상한 앞집을 관찰한다. 앞집 잔디 안으로 들어가는 물건은 공이건, 자전거건, 사람이건 무조건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다. 누군가 집에 접근하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주인 네버크래커 영감도 두려움의 대상이다.
부모는 디제이를 베이비시터에게 맡긴 채 할로윈 전날 여행을 떠난다. 베이비시터도 디제이를 자상하게 보살피기보다는 얌전하라고 윽박지르고 남자친구를 집으로 불러들여 놀 궁리에 바쁘다. 아이들은 집이 거대한 이빨을 드러내고 정원의 나무가 쿵쾅거린다고 신고하지만 경찰은 이 말을 무시한다.
호기심을 풀기 위해 아이들은 수상한 집에 접근하고, 어른들의 보호 없이 맹활약하며 작은 영웅들로 거듭난다. 집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아이들의 모험담은 시작된다. 집안 내부가 거대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때문. 어른들이 보기에도 충분히 스릴 넘치는 작품이다. 전체관람가.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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