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경 화백 '대구 귀향전'…갤러리M·맥향화랑서

한국 근대미술사상 '최초의 추상화가'이면서 근대미술의 개척자로 '사실계의 화가'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는 주경(1905.12.8~1979.2.27) 화백. 서울 출신이지만 1942년 이후 대구에 정착해 화가와 행정가, 그리고 미술교육자로 활약해 대구 서양화단 형성에 많은 기여를 했다. 1963년에는 경북미술학원을 설립하고 많은 제자들을 양성해 대구화단의 구상 회화 전통에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업적에도 지역 미술학도 사이에 주경 화백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미술평론가 권원순 씨는 이것이 "(주 화백이) 대구에 정착하면서 중앙화단과 단절"됐고 "화단을 장악한 몇몇 인사들이 주경의 참여를 완전히 차단해 버린 것"이 원인이라고 봤다. 중앙 화단에서도 지난 4월 21일부터 7월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주경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이름이 알려졌을 정도였다.

주 화백이 미술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는 것은 바로 '한국 근대미술의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진 '파란'(1923)과 '생존'(1930) 때문이다. 특히 '파란'은 1910년대 미래파·표현파가 갖는 완전 비구상 기법을 능숙하게 표현해냈다. 당시 주 화백이 고등보통학교 학생이던 18~19세인지라 그 제작시기의 진위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일었다. 20세기 중반 이후 세계를 풍미한 앵포르멜의 조형효과가 완전히 실현된 '생존'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주경 선생의 작품을 인물·정물·풍경·추상 네 부문으로 나눠 총망라해 감상할 수 있는 '붉은 정념 주경의 귀향' 전시회가 9월 3일까지 갤러리M(053-745-4244)과 맥향화랑(053-421-2005)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주 화백의 추상화 작업의 연속성을 확인하면서도 더욱 많은 작품을 남긴 구상 작업의 변천 과정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초기 드로잉과 습작, 관련 서적들도 함께 전시되고 있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그동안 논란의 대상에서 벗어나 있었기에 시대를 앞선 추상작품을 선보인 "주경의 작품세계에 대한 미술사적 재조명과 함께 작가로서의 위상을 제자리에 매김 하는 의미도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매일 오후 2시 도슨트(문화 자원봉사자)가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려준다. 2천 원.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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