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의 순환 주기(사이클)가 매우 짧아져 거시 경제 정책 운용에 부담을 주고 내수를 더 위축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0일 임원급 대상 정보사이트 '세리CEO'에 올린 '경기사이클 축소의 원인과 해법'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경기의 사이클이 점점 더 짧아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경기 사이클 수명이 단축되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냄비 현상'이 심하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전 연구원의 보고서와 동영상 강의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기는 경제 지표상 정점을 지나 현재 완만한 하강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작년 4/4분기 1.6%를 기록한 이후 올해 1/4분기와 2/4분기에 각각 1.2%, 0.8%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다, 계절조정 후 분기별 GDP 순환변동치 역시 지난 2/4분기에 기준치인 100 밑으로 떨어졌다.
또 재고-출하 순환지표에서도 재고 증가 속도가 빨라지며 경기 확장이 마무리 단계임을 알리고 있다.
경기가 지난 1/4분기를 고점으로 2/4분기에 하강기에 들어섰다면, 작년 1/4분기 저점에서 시작된 경기 확장(회복)기는 고작 1년 만에 끝난 셈이다.
정보기술(IT) 발달과 더불어 경제 주체들이 실시간으로 투자와 소비를 결정하는 등 경기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져 세계적으로 경기 사이클이 단축되는 현상은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주기가 지나치게 짧다는 것이 전 연구원의 지적이다. 미국의 경기는 2001년 저점을 지나 4년 넘게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 연구원은 우리나라 경기 사이클의 단명 현상에 대해 "전통적으로 경기 변동기 완충 역할을 해 온 재고의 기능이 변한 데다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 확대로 본격 경기 위축에 앞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먼저 닫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특히 내수와 수출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고용 불안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수출 호조가 내수, 특히 소비 회복으로 연결되지 못해 내수의 '경기 안전판' 역할을 제대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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