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1시 대구 중구 남산동 자동차 골목. 한 정비공장에 '발가벗은' 자동차가 있었다.
의자와 시트들은 분리돼 차 밖에 나와 있었고 차량은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다.
"요즘요? 정신 없어요. 오랜 장마에다 찌는듯한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자동차 악취가 많이 나거든요. 손님이 지난해에 비해 두배는 는 것 같습니다." '손님이 너무 많아 정신이 없다'는 차량청소전문업체 대표 최성길(48) 씨는 무더운 이번 여름이 정말 효자라고 했다.
차량 청소를 의뢰하러 왔다는 한금옥(39·대구 남구 대명동) 씨는 "휴가 뿐만 아니라, 주말·휴일에도 더위를 피해 야외로 나가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차 청소 할 일이 많아졌다."며 "이왕 청소할 바에야 깨끗하게해야할 것 같아 전문업체로 나왔다."고 했다.
맞은편 정비업소도 바쁘긴 마찬가지. 직원들은 봇물을 이루는 정비 의뢰 차량때문에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 때문에 업소마다 추가적인 정비사 고용이 한창이라고 했다.
같은날 오후 11시 대구 수성구 들안길 카페 골목. 이 곳은 열대야를 피해 오는 손님에다, 휴가 계획을 세우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까지 인산인해다.
이날 한 카페에서 만난 서자영(27·여·경북 경산) 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우정을 과시했던 친구들이 여행 계획을 세우기 위해 모였다고 했다.
서 씨는 "낮엔 덥고 저마다 일이 바빠 따로 모일 시간이 없어, 더위도 쫓을 겸 밤이면 자주 카페를 찾는다."고 했다.
카페 한 업주는 "평소엔 연인들이 주로 찾지만 무더위가 심해지면서 휴가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 심지어 계 모임 아주머니들까지 카페에 들러 평소보다 4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고 했다.
온라인도 무더위 특수가 한창이다. 대구의 한 웨딩 카페 싸이트. 별사탕, 따랑이, 웃음나라 등 고운 이름들로 가득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에 짝을 찾아 자판을 두드리는 싱글족들로 카페가 달아 올랐다.
카페 운영자인 김대연(34·대구 중구 동인동) 씨는 "휴가철 하루 50여 명의 회원이 가입한 적도 있다."며 "짝을 찾아 함께 휴가를 떠나려는 싱글족들로 카페는 성황"이라고 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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