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법 폭력 시위'는 시위가 아니다

7천여 명의 민노총 소속 노조원과 8천여 명의 경찰이 暴力(폭력)으로 맞붙은 9일의 포항 시위는 시위와 진압에 대한 사회적 合意(합의)가 절실함을 다시 일깨운다. 도로와 공원, 광장을 죽창과 곤봉으로 無法天地(무법천지)로 만들 수는 없다. 애꿎은 시민들에게 더 이상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폭력으로는 시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땜질식 대응으로는 폭력 시위의 反復(반복)을 멈출 수 없다.

發端(발단)이 어디든 폭력을 불사한 노조원들은 시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헤아려야 한다. 폭력은 시위대의 주장을 보이지 않게 한다. 시위로 대중의 지지를 얻고 사회의 변화를 기대한다면 폭력은 그 효과를 앗아 가고 만다. 특히 시위 과정에서 숨진 하중근 씨 사건 진상 규명이 주요한 요구 사안이었던 만큼 방법은 正正堂堂(정정당당)했어야 했다. 폭력 시위는 필연적으로 폭력 진압을 부르게 마련이다.

엄청난 병력으로 진압에 나서고서도 사후 처리에 소홀했던 경찰의 대응 역시 폭력 시위를 量産(양산)시키고 있다. 불법 시위는 규모가 크건 작건, 누가 벌이건 간에 원칙대로 처리해야 한다. 정치'사회적 파장을 고려, 어물쩍 눈감고 넘어가는 일을 되풀이 한 결과가 폭력 시위를 끊이지 않게 하고, 그 强度(강도)만 높이고 있다.

포항 건설노조원의 시위는 下都給(하도급) 관행을 비롯, 왜곡된 경제 구조를 바로잡아 달라는 게 근본 요구다. 화풀이식 폭력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시위 노조원이 아직 우리 사회의 경제적 약자이기에 더더욱 폭력은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사회적 약자일수록 수단이 정당해야 한다. 그래야 다수의 시민들이 지지를 보낸다. 시위 현장의 폭력에 시민들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시위 효과는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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