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그 카타르시스의 미학'이라는 책을 쓴 김재열 교수는 ""욕이라고 굴레벗은 말은 아니다. 개망나니는 더욱 아니다. 욕일수록 얌치 갖추고 경위바르다. 좀 사납고 망측하긴 해도 경위 바른 것으로 보상되고도 남는다. 경위없이 잘나고, 얌치없이 지체높고 점잖은 축들보다야 백배 나은게 욕이다."고 했다.
욕을 하더라도 마구잡이로 상소리를 뱉어내서는 안될 법. 왜 이런 욕은 사용해서는 안되고, 어떤 연유에서 이런 욕이 생겨나게 됐는지 욕의 유래 속으로 들어가보자.
△염병할 놈=염병은 장티푸스나 전염병을 나타내는 말이다. 요즘은 백신이 개발돼 그리 큰 병으로 여기지 않지만 옛날에는 장티푸스를 앓다가 목숨을 잃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이 말에는 무서운 저주의 뜻이 담겨 있다. 또 '염병'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하는 감탄사로 쓰이기도 한다.
△건달=불교의 건달바(乾達婆)라는 말에서 유래됐다. 건달바는 수미산 금강굴에 사는 하늘나라의 신으로 고기나 밥은 먹지 않고 향만 먹고 살며 허공을 날아 다니면서 노래를 하는 존재. 원래는 존재의 뿌리가 불확실하여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로 쓰였으나, 세월이 흐르며 빈둥거리며 게으름 부리는 사람 또는 빈털털이란 뜻으로 쓰이고, 요즘은 불량배나 깡패의 의미로 굳어졌다.
△우라질='울화지게 할'의 준말. 울화통이 터지게 만든다는 뜻이다. 또 하나의 해석은 옛날 죄인을 묶는 오랏줄(포승줄)에서 기원된 것으로 관가에 끌려가라는 뜻이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관아에 끌려가 안 좋은 일을 당하는 것을 '관재수'라고 해 흉흉한 것으로 여겼다. 결국 '죄 값을 톡톡히 받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쌍놈
이 욕은 양반관료체제 하에 있던 조선시대의 신분제도를 반영하는 욕이로, 사회적으로 가장 천대를 받았던 천민을 가르키는 말이다. 조선시대 4대 계층 중 자유인에 속하지 못했던 천민을 '쌍놈'이라고 불렀던 것으로, 상대방의 출신성분을 비하하는 말이다.
△계집, 가시내
모계 중심의 사회에서 '집에 계시는 사람'이란 뜻으로 '계집'이라 했으나, 점차 부계중심의 사회로 바뀌면서 '계집'이라는 단어 자체가 하대하는 말로 쓰이게 됐다. 또 가시내는 여자의 순우리말 '가시'와 태생을 뜻하는 '나이'가 합쳐서 생겨난 말.
△바보
밥만 먹고 할일 없이 노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어리석고 멍청한 사람이라는 뜻으로 굳어졌다. '밥보'에서 ㅂ이 떨어져 나가며 바보가 된 것. 여기서 '보'는 사람을 뜻하는 접미다로 울보, 느림보 등에도 붙는다.
△초라니 방정
초라니는 광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소매라고도 하는데 여자로 분장하고 요란한 복장으로 법석을 떨다보니 여기에 함부로 촐싹댄다는 뜻의 '방정'이 더해져 욕으로 쓰이게 됐다.
△후레자식
배운데 없이 제멋대로 자라서 버릇이 없는 사람이라는 뜻. 아버지를 욕되게 하는 의미가 담겨져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될 말이다. '홀의 자식'이라는 말이 변화돼 후레자식으로 변화됐다는 국어학적 풀이가 있는가 하면, 중국 북방의 이민족인 흉노에서 온 말로 오랑캐를 의미하는 '호로(胡虜)'라는 풀이도 있다.
△체신머리 없는 놈
체신 또는 치신은 처신(處身)을 얕잡아 일컫는 말로 "체신머리 없다"고 하면 언행이 경솔하여 남을 대하는 위신이 없으며, 소견이 좁고 인정도 없다는 말이 된다. '체신머리'에서 '머리'는 여러가지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여기서는 신체 부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앞 단어의 뜻을 격하시키는 의미로 쓰여지고 있다.
△간도 쓸개도 없는 놈=우리말 표현 중에는 사람의 장기 중 하나인 '간'이 사용된 말이 많다. '간이 배 밖에 나왔다', '간담이 서늘하다' 등으로 활용되며 사람의 마음 상태를 극명하게 나타내 주는데 자주 응용되고 있다. "아이구, 심장떨려."보다는 "간 떨어지겠네."하는 것이 놀란 마음을 더 잘 대변해 주는 것과 같다. '간도 쓸개도 없'는 표현은 아예 애초부터 인간의 마음이 없었다고 부정하는 것이다. 나쁜 마음이건 치사한 마음이건 따질것 없이 아예 인간의 구실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
나쁘다고 욕을 하는 것보다 따지고 보면 더 치욕적인 말이 될 수 있다. 또 아주 친한 관계에서 '간도 쓸개도 다 빼준다'고 하는 표현은 자존심을 버린다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2006년 8월 10일자 라이프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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