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사랑의 기술

인간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며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인 동시에 성숙한 인격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사랑에는 여러 종류가 있어서 부모자식간의 사랑, 형제간의 사랑, 친구간의 우정, 남녀간의 사랑 등이 있으며 그 중에서 기초적인 사회단위인 가정형성의 근거가 되는 것이 바로 남녀간의 사랑이다.

우리의 주변은 온통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이지만 좀처럼 질리지 않는 이유는 삶에 있어서 가장 매력적인 소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랑만큼 기대는 큰데 성과는 성에 차지 않는 것도 드물 것이며 실패로 끝나는 사랑처럼 큰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시작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만약 우리가 다른 어떤 일이나 사업에서 실패했다면 그 이유를 알려고 하며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그 일에 대해 배우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사랑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거의 하지 못한다.

사랑에 관해 보다 본질적인 통찰을 보여준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사랑의 기술」에서 삶이 기술이듯이 '사랑도 하나의 기술'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만약 예술을 즐기려 한다면 예술적으로 훈련된 사람이 되어야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자 한다면, 타인에 대해 진실로 자극을 주고 발전시킬 수 있는 영향력을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하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사랑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고 사랑의 능력을 가진 사람은 상대에 대한 관심과 보살핌과 책임, 존경과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했다. 보살핌과 책임은 지식에 의해 인도되지 않으면 맹목적인 것이 되기 쉽고 지식은 관심에 의해 유발되지 않으면 공허한 것이 될 것이다. 사랑하는 상대에 관한 관심이 상대에 관해 알도록 하며 상대에 관해 제대로 알게 되면 보살핌과 책임이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서로의 사랑을 간직하고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해 아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저자인 존 그레이에 따르면 남자와 여자에게는 여섯 가지의 독특한 사랑의 욕구가 있다고 전제한다. 남자는 근본적으로 신뢰, 인정, 감사, 찬미, 찬성, 격려를 필요로 하고 여자는 관심, 이해, 존중, 헌신, 공감, 확신을 얻고 싶어 한다. 이처럼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정서적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성의 상대방을 잘 보살피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알지 못한다. 사실은 서로에게 사랑을 주고 있지만 상대가 자기 사랑을 알아주지도 않고 받아들이지도 않는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원하는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이해하는 것은 관계를 보다 낫게 만드는 비법일 것이다. 내가 필요해서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필요한 상태에 이를 수 있도록 자신을 훈련시키는 것이 진정한 사랑에 이르는 길이 아닐까?

오미형 경운대 아동사회복지학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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