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콜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함에 따라 금융권이 충격에 휩싸였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콜금리 인상에 앞서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이라는 호재가 나온 덕택에 10 포인트 정도의 조정에 그쳤지만, 채권시장은 주요 채권의 수익률이 급등하는 등 쇼크 현상마저 보였다.
콜금리 전격인상에 따른 예금·대출 전략과 부동산 시장의 전망 등을 살펴본다.
▶예금·대출 어떻게 할까?=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예금은 변동금리로 짧게, 대출은 고정금리로 길게' 가져가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번 콜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은과 정부는 "경제가 여전히 양호하지만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으며, 하방위험이 커졌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언급과 한은이 긴축행진을 끝낼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것을 종합해 볼 때 오히려 '예금은 고정금리로 길게, 대출은 변동금리로 짧게'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현재의 금리가 정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제테크 전문가들은 '한은이 추가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콜금리가 현 수준에서 보합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예금은 1년 이상 고정금리로 운영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반면 대출은 기존의 변동금리 상품이 유리하다. 변동금리형 대출상품의 금리가 고정금리 상품보다 1%포인트 정도 낮은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콜금리를 3차례 이상 더 올려야 고정금리 상품이 유리해진다. 그런데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이 같은 금리인상이 현실화 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또 "은행권의 대출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시중금리 인상과 무관하게 주택대출금리가 떨어질 수 있다는 사실도 충분히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시장은 약세 지속될 듯= 콜금리 인상 직후 우리은행이 14일부터 예금금리를 연 0.1~0.2% 포인트씩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다른 은행들도 금리 인상 계획을 잇따라 내놓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뒤따라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되는 구조인데, CD 금리가 올라가면 자동적으로 인상되고, CD금리는 콜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지난 6월 콜금리를 올린 이후에도 CD금리가 점진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20여 일 사이 0.20% 포인트 인상됐다.
현재 CD 금리(3개월물 기준)는 4.64%로 은행들은 여기에다 1~2%의 금리를 덧붙여 주택담보대출금리로 적용하고 있다. 이번에도 CD금리 인상폭은 콜금리 인상폭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부동산 값이 오른 이유는 저금리와 과잉 유동성 때문이었다."면서 "이번 콜금리 인상은 안 그래도 가라앉은 부동산 투자심리를 더욱 약화시킬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특히 재건축 아파트 값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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