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창효의 채타령 스윙타령] 진실의 순간, 임팩트②

칩샷으로 임팩트 비밀 깨달아

지금은 레슨 프로로 전향한 미국의 모 PGA 프로가 있었다. 임팩트에 대해 늘 불안해하던 그가 큰 마음먹고 찾아간 사람이 골프다이제스트 선정 티칭 프로 50인중의 한 사람인 벤 도일(Ben Doyle)이었다. "골프 좀 가르쳐주세요. 임팩트를 모르겠어요." 라고 도움을 청하는 그에게 벤 도일은 오히려 자기에게 칩샷 레슨을 해달라고 했다.

"임팩트 이야기 하는데 웬 칩샷이람." 상황을 의아해 하면서도 그는 차근차근 칩샷 레슨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공을 오른 발 쪽에 놓고 체중은 왼발에 70 퍼센트 정도 둡니다. 그리고 양손은 공 앞쪽에 두고 손목을 쓰지 않고 공을 치는 거죠. 이렇게요." 자신 있게 시범까지 마친 그에게 도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골프 카트용 타이어를 들고 왔다. "타이어를 공이라 생각하고 칩샷 연습을 하게." 그렇게 타이어와의 씨름은 시작되었다. 반나절이 지나도록 타이어만 치던 그가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명색이 프로인데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어요. 너무 하시는 것 아니에요?" 얼굴을 붉히는 그에게 도일은 "이 타이어에 임팩트의 진실이 담겨있다네" 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띄우며 클럽하우스로 들어갔다.

그런 식으로 꼬박 이틀이 지났다. 레슨을 받으러 온 PGA 프로가 이틀 동안 타이어만 때렸으니 얼마나 난감했을? 하지만 그는 이미 무언가를 깨닫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도일이 다가와 칩샷 레슨을 하기 시작했다. "어드레스는 풀 스윙과 크게 다르지 않네. 스탠스만 약간 좁을 뿐이지. 체중은 50대 50으로 양 발에 균등히 그리고 공은 오히려 왼발 쪽에 가깝게 두게. 이 상태에서 공을 내려 치는 칩샷이 되어야 하네." 도일의 레슨을 지켜보던 그 프로는 이 칩샷이 숏 게임의 한 방법을 넘어서 스윙 원리를 위한 연습이라는 것을 이미 감을 잡고 있었다. 도일의 레슨은 계속되었다.

"내 스승인 호머 켈리(골핑 머쉰의 저자)께서 28년 동안 이 칩샷으로 임팩트의 비밀을 연구하셨다네. 비밀은 뒤따라 오는 클럽 헤드야. 클럽 헤드가 손을 뒤따라 와야 정확한 임팩트가 가능하지. 임팩트 때 왼 손목은 편평해야 하고 오른 손목은 여전히 구부러져 있어야 하네." 도일의 칩샷은 마치 어드레스 때 클럽 샤프트와 양팔이 대문자 Y 형태로 있다가 소문자 Y 형태로 피니쉬가 나오는 독특해 보이는 방법이었다(사진). 하지만 단순히 그린 주변을 위한 기술로만 인식하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핵심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칩샷이라는 것을 그 프로는 절실히 깨닫고 있었다.

배창효(스윙분석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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