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체장이 취임한 지자체의 공무원들은 올 여름이 빨리 지나갔으면 하고 바람이다. 찌는 듯한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휴가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기 때문. 단체장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를 예고한 가운데 혁신을 강조하고 있고 업무보고 등 당장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적한 때문이다.
경북도 직원들은 여름휴가를 두고 눈치만 살피는 형국이다. 공무원 특성상 윗사람에 앞서 휴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당초 지난주 휴가를 할 계획이었으나 짜여진 대내외의 공식 일정으로 인해 거의 매일 출근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행정·정무 부지사도 휴가를 할 수 없는 형편. 도청 직제개편과 8월 말 의회 등 현안이 산적한 데다 도지사가 휴가를 못 했는데 부지사가 휴가를 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실·국장급도 마찬가지로 휴가하고 싶은 맘은 굴뚝같지만 행동에 나설 인사는 없는 상황. 최영조 경제통상실장은 대구시와의 경제통합, 정병윤 과학정보산업국장은 모바일특구 유치, 유성엽 자치행정국장은 직제개편과 후속인사 준비 등 현안으로 눈코 뜰 새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른 국장급과 서기관들도 '휴가' 얘기를 꺼낼 수 없는 처지. 여기에다 17~23일 계획된 을지훈련 준비와 참가 등으로 인해 간부들의 휴가는 불가능하다. 직원들의 경우도 과연 몇 명이 혁명에 버금가는 조직개편과 대대적인 인사(9월)를 앞둔 시점에서 선뜻 휴가를 찾아 나설 수 없는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이삼걸 기획관리실장은 유유히 휴가를 하고 돌아와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있다. 도지사 취임 후 한 달여밖에 지나지 않는 시점에서 도청 업무를 총괄하는 기획관리실장이 최초로 휴가를 다녀온 것에 대해 "국비 2급직으로 행자부 소속이어서 도지사 눈치를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지만 곱잖은 시각이다.
상주시 공무원들도 휴가를 가야할 지, 말아야 할 지를 두고 고민이다.
지금까지 상주시 6급 이상 간부 공무원 대부분은 휴가를 못했다. 새 시장 취임 이래 업무보고와 읍·면·동 순시로 연일 바쁜 일정인 데다 조직개편과 잇따른 인사설, 행자부의 해외여행 자제와 휴가철 근무실태 점검 방침 등이 부담이기 때문이다.
모 간부는 "국·과장들이 휴가를 하지 않으면서 직원들이 눈치만 보고 있다."며 "여름휴가를 재충전과 출향인들에게 지역을 홍보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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