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공항, 테러경계강화로 '대혼란'

영국에서 적발된 여객기 테러 음모사건으로 10일(현지시간) 테러경계가 강화되는 바람에 미국내 전 공항에선 이날 하루종일 대혼란이 벌어졌다. 여행객들은 물병이나 선탠 로션 등 모든 액체 용품을 항공기 탑승 전에 버려야 했으며, 일부 노선은 아예 비행계획이 취소됐고 대부분 항공노선도 몇 시간씩 출발이 지연돼 무더운 날씨 속에 적잖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일부 승객들은 갑작스럽게 내려진 이 같은 보안강화 조치에 불만을 표출, 공항마다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각 주요공항에선 소총을 든 공항보안요원들이 검색대에서 승객들에게 한층 강화된 보안검색을 실시했다. 미국인들은 특히 9·11 테러 발생 5주년을 한 달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 이 같은 테러위협을 접하게 된 데다가 이번 음모가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테러음모 범인들이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컨티넨탈항공 등 미 항공사들도 범행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지자 9·11테러의 악몽을 새삼 떠올리며 놀라는 모습이었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장관은 이날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영국과 미국 간 항공노선에 대해 최고 테러경계수준인 '적색경보'를 발령했으며, 모든 국내외 비행노선에 대해서도 적색 경보보다 한 단계 낮은 '오렌지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미 국토안보부가 적색경보를 발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토안보부는 테러공격에 대한 심각한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때 적색경보를 발령토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의약품과 어린아이 음식물을 제외하고는 모든 승객들에게 음료, 헤어젤 등 모든 액체나 젤 상태의 물질을 휴대하고는 여객기에 탑승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내렸다.

공항 보안요원들은 탑승객들의 짐을 일일이 다 열어보며 위험물 소지 여부를 확인, 이 바람에 공항마다 탑승이 몇 시간씩 지연되기도 했다. 미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의 피터 킹 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실제 상황으로 매우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킹 위원장은 9일 오후 늦게 처토프 장관으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받았다면서 "지금까지 보고받은 것 가운데 가장 걱정스런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아메리칸 항공은 이날 아침 시카고, 보스턴, 뉴욕공항에서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던 항공편 3편을 취소했고 그 여파로 이날 오후 런던에서 미국으로 운행하려던 3편의 항공편도 취소됐다고 존 호터드 대변인이 말했다.

댈러스 포트워스 국제공항에는 전날 밤부터 공항보안대원 이외에 경찰과 경찰견이 배치돼 터미널과 주기장 주변을 경계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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