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속도 휴게소 화장실을 조심하세요"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서 남자 여행객을 상대로 금붙이를 훔쳐온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절도 등 다수의 전과가 있는 윤모(56)씨는 교도소 등에서 알게 된 이모(42)씨 등 8명을 모아 2005년 6월 소매치기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사람 왕래가 잦은 고속도로 휴게소 남자화장실이 범행을 저지르기 쉽다고 판단해 소매치기 활동을 시작했다.

남자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나오는 남자들 앞에 안경 등을 떨어뜨려 주의를 분산시킨 뒤 순식간에 대여섯명이 주변을 둘러서서 옷이나 신문 등으로 시선을 막고 목걸이 등을 훔치는 수법이었다.

이들이 범행에 걸린 시간은 채 1분도 안됐다.

이들은 현장 총책임을 맡는 '현장사장', 물건을 떨어뜨려 주위를 분산시키는 '동전치기', 시선을 막는 '바람잡이', 금붙이를 절단하는 '기사'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소매치기단은 평소 주말에만 활동을 하다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매일 범행을 벌였다.

한 휴게소에서 한 두 건만 훔친 뒤 대포차량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다른 휴게소로 이동해 다시 훔치는 방식으로 하루 20~30건의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들이 신고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려 휴게소에서만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달 23일 오후 4시께 경부고속도로 경북 칠곡휴게소에서 김모(32)씨로부터 시가 160만원 상당의 순금목걸이를 훔치는 등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40여회 1억여원의 금붙이를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이들의 범행은 피해자들의 신고를 받은 뒤 한 휴게소에 16대의 CCTV를 설치하는 등 끈질긴 수사를 벌인 경찰에 의해 드러났다.

칠곡경찰서는 경부고속도로 칠곡휴게소 CCTV에 찍힌 이들의 얼굴과 동일전과자들의 얼굴을 대조해 용의자를 좁힌 뒤 미행을 통해 12일 오전 8시10분께 경부고속도로 경산 평사휴게소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일당을 격투 끝에 붙잡았다.

경찰은 13일 김모(49)씨 등 일당 7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고, 달아난 일당 이모(42)씨 등 2명을 수배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되지 않은 범행건수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범행이용차량에 다량의 히로뽕이 보관돼 있어 여죄를 캐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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