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대생 납치미수'…경찰 거짓말 들통나

6명 아닌 2명이 검문…'안이한 대처' 초기검거 실패

울진에서 일어난 여대생 납치 미수 사건(본지 11일자 4면 보도) 때 경찰이 당초 6명이 검문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2명만이 검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용의자가 울진읍에서 서면을 거쳐 봉화군 소천면, 재산면으로 도주했지만 울진경찰서와 봉화경찰서의 공조체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봉화 지역에서는 경찰이 실탄 1발과 공포탄 2발까지 쏘면서도 검거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찰은 초기 범인 검거 과정에서 납치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단순 뺑소니로 안이하게 대처해 초기 검거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찰은 당초 광회검문소 전·의경 6명이 검문을 했다고 밝혔지만 울진 서면파출소에서 울진경찰서로 보낸 보고서에 따르면 10일 오전 11시 25분경 112지령실로부터 상황을 전달받은 광회검문소에서는 김모, 황모 상경 등 2명만이 검문했으며, 낮 12시 10분경 용의차량을 발견하고 정지시켰으나 실패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광회검문소에서 서면파출소로 보낸 보고서에도 전·의경 2명이 무전기로 상황을 듣고 검문하던 중 한 대원이 번호확인을, 나머지 한 명이 봉화쪽 바리케이드를 친 것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른 직원은 "단순 뺑소니로 지령이 내려와 광회검문소에서 충분히 검거할 것으로 판단, 역내 순찰만 했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한 직원은 "범인이 봉화지역으로 도주하고 난 뒤에 납치 미수사건임을 알았다."며 "이러한 상황이었다면 철침판이라도 설치해 도주를 막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광회검문소 측은 용의차량 검거에 실패하자 곧바로 봉화 소천파출소에 지원을 요청했으나, 울진서는 이보다 15분이 늦은 낮 12시 31분에 봉화서에 차단 지원 요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봉화서는 일부 지역에서 바리케이드와 순찰차로 도로를 차단했으나 검거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소천면 노룻재 도로를 차단했던 봉화서 춘양파출소 이모, 황모 경장이 실탄 1발과 공포탄 2발을 발사하기도 했으며 용의자는 재산면 갈산리 비포장길 도로에서 차량 전복사고를 낸 뒤 야산으로 도주했다가 20시간 만인 11일 오전 8시쯤 검거됐다.

봉화 경찰서 관계자는 "차단검문에 실패한 것은 아쉽지만 과속으로 덤벼드는 데는 속수무책이었다."고 밝혔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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