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 희망은 체육선생님이요. 줄넘기를 열심히 가르쳐서 저 같은 약골 어린이들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고 싶어요."
최우준(12·성주 중앙초교 6년) 군은 '줄넘기 신동'이다. 운동 능력에도 IQ가 있다면 이미 천재 수준이다.
우준이는 지난달 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개최된 '2006 세계 줄넘기 대회'에 출전,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었다. 우준이가 속한 성주 꿈도리 줄넘기 시범단은 이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등 모두 12개의 메달을 획득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줄넘기 신동'은 땀내 나는 연습으로 얻은 귀중한 타이틀이다. 우준이가 처음으로 줄넘기를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3학년 가을. 지금은 키도 크고 피부도 건강한 구릿빛이지만 당시에는 볼품 없는 '약골'이었다.
"제가 감기나 폐렴에 너무 자주 걸리니까 부모님이 꼭 줄넘기를 배워 보라고 권하셨어요."
학교에서는 보통 4학년 때부터 특기적성 교육으로 일부 학생들에게 줄넘기 훈련을 시켰지만 우준이는 다소 예외였다. 당시 담임 선생님은 달리기에 뛰어나고 줄넘기에도 열의를 보이는 우준이에게 선수로 뛰어 볼 것을 권했다.
현재 우준이의 100m 달리기 기록은 14초대. 초등학생 치고는 뛰어난 기록이다. 그러나 줄넘기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학교 형들 따라서 줄넘기를 해 봐도 팔 힘이 약해서 못 따라가겠더라구요. 그래서 학원 마치고 집에 오면 매일 밤 팔굽혀 펴기를 30개씩 하고 잤어요."
요령은 없었다. 우준이는 "점프력을 높이기 위해 매트 위에서 하루 40번씩 점프 연습을 했다."며 "그 덕분에 살갗이 많이 탔다."고 말했다.
정직한 노력은 성과로 돌아왔다.
우준이는 이번 캐나다 대회 12~14세 '3중 뛰기' 부문에서 149개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땄다. 삼중 뛰기는 한 번 뛰면서 줄넘기 줄을 세번 연속해 돌리는 종목. 성인도 해내기 어려운 고난도다. 이번 기록은 지난해 2월 우준이가 말레이시아 대회에 출전해 거둔 89개보다 60개나 더 많다.
우준이는 또 이번 대회에서 4인 단체전 30초 스피드 릴레이 부문, 4인 단체전 30초 이중 뛰기 릴레이 부문에서도 팀원들과 함께 금메달을 수상했다. 우준이는 "점프력도 좋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줄을 돌리는 선수들끼리 마음이 잘 맞아야 한다."고 비결을 말했다.
우준이는 권투선수들이 흔히 하는 '구보뛰기'나 '양발 모아뛰기'를 잘 하기 위해 대회를 앞두고는 하루 100개씩 연습했다.
줄넘기 덕분인지 우준이의 키는 지난 겨울 동안 11cm나 자랐다. 줄넘기를 시작하기 전만 하더라도 키 작은 아이였지만 지금 키는 154cm. 반에서도 큰 축에 든다.
외양 뿐 아니라 성격도 밝게 변했다. 우준이의 부모는 "원래는 소심한 편이었는데 줄넘기를 열심히 하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말도 잘 하게 됐다."고 흡족해 했다.
우준이는 대회가 없을 때도 바쁘다. 한 해 20차례 가량 놀이동산이나 장애인 행사 등에서 줄넘기 시범공연을 한다. 이쯤 되면 유명인사다. 우준이는 "선생님들이 '서커스 하는 것 같다."고 칭찬해 줄 때 가장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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