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여대생 납치 미수 사건 용의자 검거에는 빛나는 '시민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건발생 신고에서부터 용의자의 도주로 파악, 검거에 이르기까지 주민들의 역할이 그야말로 결정적이었다.
용의자와 격투까지 벌였던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 산사태 위험지구 정비공사장 작업인부 이선식(41) 씨는 11일 오전 7시 50분쯤 철근 야적장에 갔다가 포장속에 숨어있던 용의자를 발견했다. 이 씨가 고함을 치자 용의자는 돌을 던지며 반항했고, 이에 이 씨는 주변에 있던 작업공구를 들고 위협하면서 잠시 격투를 벌이다 용의자가 도망을 가자 이 씨는 50여 m를 추격한 끝에 붙잡았다.
이 씨는 "당시 현장 인부들과 경찰이 인근에 있어 힘을 얻었다."며 "마땅히 해야할 일이었을 뿐"이라고 했다.
사건 발생때 주민들의 잇따른 신고도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 10일 오전 11시, 사건이 발생하자 마자 울진경찰서 상황실에는 용의자가 타고 달아난 차종은 물론 번호까지 신고하는 주민 제보가 있었다. 또 울진 월변교 위에서 여대생이 탈출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택시기사 장모 씨는 동료 기사들이 모두 들을 수 있도록 당시 상황을 무전으로 알렸고, 이를 들은 동료 기사 박모 씨는 직접 지구대에 신고하기도 했다.
용의자의 도주로에 대한 신고도 있었다. 낮 12시 10분쯤 용의자가 울진 광회검문소의 검문을 뚫고 봉화쪽으로 달아나자 추모(울진·급식 납품업체 운영) 씨가 비상등을 켜고 수 10km 떨어진 봉화 분천리까지 쫓아가며 상황을 서면파출소에 알렸고, 10여 분 뒤 도착한 울진경찰서 추격조에 제보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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