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칼럼에 이어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또 다른 흥미로운 한국의 비즈니스 문화 중의 하나인 비즈니스 회의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우리에게 노출되어 있는 비즈니스 상황들이 때론 재미있고 생소하지만 실제 비즈니스 도전들을 극복하고 성취해 나가는 것이 그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 매우 흥미롭다.
비즈니스 회의야말로 한국 비즈니스 문화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풍경 중의 하나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회의는 어떤 조직 내의 전형적인 내부 미팅을 의미한다.
먼저 회의는 회의 참석자들의 범주를 정하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보통 대부분의 회의 참석자들은 매우 비슷한 직함 또는 직위를 가진다는 점이다. 이는 곧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 이미 안건의 주제 그리고 회의의 결론마저도 어느 정도 통일시키는 아주 유사한 수준의 책임이 존재함을 뜻한다.
이러한 현상은 부서간 회의보다는 부서 자체 회의에서 더 많이 관찰되곤 한다. 그 이유는 강한 그룹의 일체화와 조직 내 연공서열에서부터 기인한 의사소통의 어려움 때문인 것 같다. 안건 그 자체에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 회의 참석자 중 가장 연장자가 회의를 주도하고 안건을 하나하나 안내한다. 때때로 회의의 주도자가 화를 내고 불평을 할 때면 회의의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순간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어서 회의 안건에 대해 세세한 분석에 들어가는데 이 단계에서 다른 의견들을 말해주기를 요청하지만 참으로 흥미롭게도 다른 의견들을 듣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많은 경우에 그 어느 누구도 다른 의견을 말하려는 '지원자'가 없다. 필자와 같은 서양인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한국의 비즈니스 회의에서 가장 난감한 대목이다.
서양의 문화에서는 이 순간 논쟁이 시작되고, 참석자들의 의견이 치열하게 대립되며, 심지어 개인적 공격이 가해지고 회의의 결과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것이 이곳 한국의 회의 문화와는 달리 서양의 회의 문화에서 가장 '뜨거운'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참석자 사이에 도전적인 대립도 없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의의 결론을 그대로 수용한다. 그리고 이상하지만 한편으로는 흥미롭게도 회의의 주관자가 회의의 결론들을 실행하기 위해 회의를 요약한 선언을 한 후에 다른 의견의 그룹이 재편성된다는 점이다.
비즈니스 회의와 관련해 또 다른 의미 있는 것으로 회의에서 내린 결론의 결과로서 개인에 관한 연관성이다.
한국적 회의에서는 참석자 개개인 그리고 모든 참석자에게 분명한 책임 부여가 존재하고, 오직 팀워크를 통해서만 기대할 만한 결과를 성취할 수 있다는 생각이 존재한다. 이는 대부분의 경우 회의 참석자 중의 한 사람인 누군가를 희생할 필요가 있는 서양 문화와 매우 다르다. 서양에서는 이러한 일이 매우 흔한 일이고, 심지어 누군가를 비난해야만 한다.
서양인이 봤을 때 분명히 볼 수 있는 가장 큰 성취는 성공을 이루기 위한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조직 전체가 그 결정을 따른다는 점이다. 비즈니스 환경에서 개인주의가 지배적이고 개인의 진가가 그룹의 성과가 아닌 개인의 행동으로 평가되는 서양 문화에서 이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한국의 비즈니스 문화에서는 그룹 전체의 성공이야말로 어느 조직의 주된 목표일 뿐만 아니라 존재의 목적이다.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목격한 것 중 하나인 연공서열주의 또한 필자에게 흥미로운 부분이다.
모셰 샤론 대구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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