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영화 해외 리메이크작 잇따라 국내 개봉

우리나라 영화들이 할리우드판으로 다시 돌아온다.

1997년작 '편지'를 태국에서 리메이크한 '더 레터'가 지난주 개봉된 것을 시작으로 31일 '레이크 하우스'가 개봉된다. 그 외에도 '조폭마누라', '엽기적인 그녀', '달마야 놀자', '가문의 영광', '광복절 특사', '선생 김봉두' 등이 줄줄이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영화계는 원작을 맛본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할리우드 리메이크 영화가 얼마나 공감을 불러일으킬지 주목하고 있다.

한국 영화 최초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 '레이크 하우스'. 원작인 영화 '시월애'의 판권이 2002년 50만달러에 팔렸으니 4년만에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전지현과 이정재 대신 산드라 블록과 키아누 리브스가 주연을 맡았다.

할리우드판 '시월애'의 모습은 어떨까.

먼저 배경과 설정은 '시월애'를 꼭 닮았다. 2년의 시간 차를 두고 같은 공간에 사는 두 남녀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주고받는다는 내용. 같은 시간에 존재하지 않지만 상대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키워나간다.

2006년 겨울 아침, 호수 위의 집에 살던 의사 케이트 포레스터(산드라 블록)는 시카고의 병원 생활을 위해 집을 떠나야 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다음 세입자에게 자기 앞으로 오는 우편물을 챙겨달라는 것과 현관 앞의 강아지 발자국은 이사오기 전부터 있었다는 설명을 적어 우편함에 넣는다.

뒤 이어 호수 위의 집으로 오게 된 건축가 알렉스 와일러(키아누 리브스)는 케이트의 편지와는 달리 오랫동안 사람이 살지 않아 잡풀이 무성하고 강아지의 발자국이란 어디를 찾아봐도 보이지 않아 당황한다. 그러나 며칠 후, 페인트 칠을 하고 있을 때 집 잃은 강아지가 현관을 밟고 지나가 그 자리에 발자국이 남자 알렉스는 우편함으로 주고받은 편지를 통해 케이트가 2004년 자신과 2년이나 떨어진 시간에 있음을 알게 된다. 어느새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된 그들은 다른 시간의 차이를 극복해보기로 한다.

남자주인공의 직업은 건축가로 동일하고, 여주인공의 직업만 성우에서 의사로 달라졌다.

제작사측은 '원작이 20대의 사랑을 그려나갔다면 레이크 하우스는 30대까지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을 담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지현·이정재 커플의 환상적인 조화에 익숙해진 우리나라 관객이 몰입하기에 산드라 블록과 키아누 리브스의 조합이 그리 예쁘지 않다.

그런가 하면 지난 10일 개봉한 '더 레터'는 1997년작 '편지'의 태국 리메이크 영화.

방콕에 사는 웹디자이너 듀(앤 퐁프라솜)는 우연히 치앙마이에 들렀다가 식물학자 톤(아태폰 티마콘)을 만난다. 두 사람은 전화 데이트를 시작하게 되고 곧 사랑에 빠진다.

행복한 시간은 잠시, 톤은 뇌종양에 걸려 죽는다. 듀는 자살을 시도할 만큼 괴로워하며 치앙마이를 떠나려 하는데, 바로 그날 이미 세상을 떠난 톤의 편지가 배달된다.

태국을 대표하는 여자 감독 파온 찬드라시리가 '편지'를 본 후 리메이크할 것을 결심했다고. 리메이크 영화들을 원작과 비교 감상하면 영화의 재미를 두 배로 느낄 수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