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료원이 도대체 뭐하는 기관이야?"
한국영상자료원 직원들은 최근 주변 사람들로부터 이런 말을 부쩍 많이 듣고 있다. 영화계 인사 등을 제외하고는 영상자료원이 무슨 일을 하는 기관인지,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었기 때문. 깨어나 보니 유명해졌더라는 말이 있듯이 영상자료원이 요즘처럼 언론에 많이 오르내린 적은 개원 30여 년 만에 처음이다.
영상자료원의 한 직원은 "우리 기관이 갑자기 너무 유명해져 부담스러울 지경"이라면서 "인터넷 홈페이지 방문자도 부쩍 늘어나고 여기저기서 전화 오는 횟수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영상자료원이 이처럼 유명해진 것은 유진룡 문화관광부 차관이 영상자료원장과 아리랑TV 부사장에 대한 청와대의 인사 청탁을 거절해 갑작스럽게 경질됐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
영상자료원은 지난달 원장 공모를 실시해 원장추천위원회가 3명을 후보를 선정했으나 적격자가 없다는 이유로 재공모 결정을 내렸다. 이를 두고 청와대가 민 후보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이 흘러나왔고 문화관광부는 15일 세 후보 모두 결격사유가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영상자료원장이 과연 어떤 자리이기에 청와대 인사 압력설이 흘러나오고 그것 때문에 차관이 경질됐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가.
2006년 예산이 116억8천492만8천원에 이르기는 하지만 종합영상아카이브센터 건립 비용 75억7천500만원을 빼면 영화 한 편의 제작비에도 미치지 못한다. 원장의 예우도 차관급에 준하기는 해도 연봉은 5천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직원은 모두 29명으로 전체 직원의 평균 연봉은 4천만원 가량.
영화진흥법에는 "영화 및 비디오물과 그 관계문헌·음향자료 등 영상자료의 수집·보존·전시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예술적·역사적·교육적인 발전을 위하여 문화관광부 산하에 한국영상자료원을 둔다"고 명시돼 있으며 영화제작업자는 상영등급을 분류받으면 영화 원판 필름 또는 복사본과 대본을 영상자료원에 제출하도록 규정돼 있다.
영상자료의 수집 뿐 아니라 옛날 필름의 발굴과 복원, 디지털화를 통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고전영화 상영회와 영화 강좌 개최, 한국영화사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 구술사와 연구서적 발행, 국제영상자료연맹(FIAF) 등을 통한 국제교류 등의 업무도 맡고 있다.
1974년 재단법인 한국필름보관소로 출발해 91년 한국영상자료원으로 개칭했으며 1990년부터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 자리잡고 있다.
소장하고 있는 자료는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극영화 필름 5천635편 가운데 64.7%에 해당하는 3천646편과 비디오테이프 및 디스크 11만6천422점, 포스터 1만5천601점, 전단과 리플렛 6천41점, 스틸사진 15만6천702점, 대본 6만2천20권, 영화기자재 237점, 도서 9천182권, 정기간행물 1만2천927권 등이다(2006년 7월31일 현재).
영상자료원 직원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영상자료원이 하는 일이 널리 알려지는 것은 고맙지만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손기수 경영관리팀장은 "영상자료원이 유명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기관 홍보에 꼭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며 "홍보가 덜 돼도 좋으니 하루 빨리 인사 청탁설과 관련된 파문이 가라앉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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