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으로 컴퓨터를 작동하면서 자신의 어머니가 만든 참기름을 인터넷 쇼핑몰 '옥션'을 통해 성공적으로 판매, 옥션이 우수 판매자에게 부여하는 파워셀러(power seller)로 선정한 지체1급 장애인 강동규(38·김천 감호동) 씨.
인간 승리가 최근 일부 언론에 소개된 후 "인터넷을 통한 참기름 판매 행위는 불법"이라는 김천시 통보를 받고 그는 "법을 어겨가며 장사할 생각은 결코 없다. 구매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곧 판매를 중단했다. 불법판매 사실이 식파라치들에게 걸리면 더 큰 화를 당할 수 있어 합법적인 인·허가 절차를 받도록 주선중이라는 게 김천시의 입장. 그러나 쇼핑몰 구매자들은 최근 김천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김천시가 너무한것 아니냐"는 글들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네티즌 반응=네티즌 윤병길씨는 "1급 장애인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가 쉽지 않은 데 부디 정상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김천시가 도와 줘야 한다."고 했고 양승열씨는 "김천시의 조치에 아픔을 느낀다."고 했다. 조혜철씨는 "힘든 환경을 극복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큰 짐이 되고 있다."며 공무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김은영씨는 "발가락 사장님의 피눈물을 감안한다면 판매중지 이전에 합법적 판매를 할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게 순리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천시 입장=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식품을 제조·가공, 판매할 경우 식품제조가공업 허가를 받아야 하는 데 강 씨가 판매중인 칠성참기름은 즉석판매제조가공업으로 업소내에서 판매할 수 있을뿐 인터넷을 통해 불특정인들에게 판매하는것은 식품위생법에 저촉된다는 것. 즉 합법적으로 쇼핑몰 판매를 하려면 식품위생법 시설 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영세규모인 강 씨가 합법적 허가를 얻는 건 사실상 힘든 실정.
최근 시청 인터넷 홈페이지가 강 씨의 사연과 관련한 글들로 도배되자 시는 "강 씨 사연은 안타깝지만 식품으로 인한 위해를 예방하고 식파라치 피해를 사전에 막기 위해 지난 7일 행정처분이 아닌 행정지도를 서둘러 한 것"이라고 답했다. 시 임병률 위생지도담당은 "식품 모니터링 과정에서 강 씨의 불법사실을 적발, 법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행정지도를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강 씨가 합법적인 쇼핑몰을 운영할 수 있도록 아이템 변경 등 대안을 주선중"이라고 말했다.
◇강 씨 가족=강 씨의 손과 발인 어머니 이종순(62) 씨는 "장사를 할려고 한 게 아니라 평생 누워서만 지내는 동규를 세상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시작한 일인 데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공무원 입장을 난처하게 한 것 같아 되레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교에 다닌 적도 없고 누워서만 지내던 동규가 2001년 발가락으로 컴퓨터를 배워 지난해 6월부터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된 것 같아 무척 자랑스러웠는 데"라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발가락으로 컴퓨터 다루는 게 쉽지 않지만 세상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낀다."는 강 씨는 "이제 참기름은 기름집을 찾거나 전화하는 경우만 판매할 생각이며, 다른 쇼핑몰 아이템을 물색중"이라며 해맑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김천·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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