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포항본부를 지점으로 격하시키는 방안이 한은 내부에서 상당한 수준까지 진척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한은 이성태 총재는 지역의 거센 반대여론을 의식, "심사숙고하겠다."며 기존의 격하·폐쇄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또 '목포지점 승격, 포항본부 격하' 방침이 정치적 결정이라는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주장은 오해라고 밝혔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7일 오후 포항본부 폐쇄방침을 항의하기 위해 한은을 방문한 박승호 포항시장과 박문하 시의회의장, 이병석 국회의원 등 지역 대표들을 만나 "구조조정 방안은 감사원의 권고사항이지만 최종 결정은 총재가 할 것."이라며 "포항본부를 지점으로 격하시키는 것과 관련한 논의는 80% 가량 진척된 상태"라고 말했다고 박 의장이 전했다. 한은 관계자가 포항본부 격하추진 방침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재는 "직원수와 예산규모를 감안할 때 한은의 역할에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며 구조조정의 배경을 설명한 뒤 "연간 운영비가 30억여 원인 포항본부의 운영규모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는 것.
이 총재는 또 여수신 규모가 포항보다 훨씬 적은 목포지점은 본부로 격상시키기로 하면서도 포항본부를 격하시키려는 것은 지역차별이며 정치적 결정으로 밖에 볼수 없다는 박 시장과 이병석 의원 등의 지적에 대해서는 "감사원에서 목포승격, 포항격하 방안을 내놓은 것이 아니며 경제적 판단에 따른 것일뿐 정치적인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이날 지역 인사들에게 "확답할 수는 없지만 포항지역을 고려해 심사숙고 하겠다."고 했고, 조기준 한은 기획실장은 "심사숙고라는 말에 큰 의미가 담겼다."고 부연, 지역 기관장들은 앞으로 지역민 및 자치단체 등의 대응정도에 따라 한은 포항본부 개편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더욱 강력한 반대여론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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