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뉴라이트, 한나라에 '쓴소리'…시민단체 연석회의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지도부는 1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으로 대거 몰려갔다. 뉴라이트 계열의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제1야당, 한나라당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의 시민사회단체 연석회의가 열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의 미래를 놓고 쏟아지는 노골적 비판 때문에 참석 지도부는 행사 내내 좌불안석이었다.

강 대표는 인사말에서 일찌감치 뭇매를 각오하는 모습이었다. 강 대표는 "저희들은 미래 국가경영세력으로 태어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매를 맞더라도 진지하게 듣고 당을 쇄신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토론에서 참석자들은 한나라당에 대한 고언을 쏟아냈다.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은 "한나라당은 두 개의 집권당, 즉 하나는 열린우리당, 하나는 조선노동당과 경쟁하고 대결 중이다."라면서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헌신하고 목숨을 버릴 수 있는가를 보고 국민은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종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공동대표는 "한나라당이 왜 정권을 잡아야 하는지 국민에 다가가는 아젠더를 설정해 스스로 변해야 한다."고 말한 뒤 "한미동맹, 대북문제, 경제정책 등에서 (여당의 의제를) 따라가는 반응적 정당에 머물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콘텐츠 부족을 지적했다.

나성린 안민정책포럼 회장은 "한나라당에 애정을 갖는 것은 바람직한 정당이라서기보다 현재 이 나라가 좌편향돼 가고 있기에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라는 생각 때문"이라며 "하지만 과연 한나라당이 내년 대선에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나 회장은 "한나라당이 국민 50%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TK(대구·경북)는 뒤에서 조용히 있고, 호남과 충청을 끌어안을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며 "중도와 20대, 비좌파 386을 포용할 대안 역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서경석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는 "한나라당이 수권정당 가능성 독점에 안주하고 있다."라고 지적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완전국민경선제 실시 등 한나라당의 모든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야당 (후보) 단일화가 시급하다. 박근혜, 이명박 등 당내주자들만 아니라 고건 전 총리까지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광 자유지식인선언 공동대표는 "대학에 민노당이 들어와 학생들을 점거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이 부숴야 할 당은 민노당"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같은 배를 탔으면 동지인데 전당대회에서 과거전력을 들춰 색깔론을 이야기하면 너무 웃기는 것(유석춘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벌써부터 자리싸움이나 하면 절망적(이석연 변호사)"이란 지적들도 나왔다.

이에 대해 강창희 최고위원은 "정치를 오래했지만 오늘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의 지적에 대해 정말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참석 지도부들은 한결같이 "당의 자극과 변화의 계기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