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도시.
기부문화의 사각지대로 분류됐던 대구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헌혈자와 각막·신장 등 장기기증 신청자들이 크게 늘고 있고, 후원회를 통해 기부금을 전달하는 '개미'들도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는 것.
지난 10일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는 '생명 나눔운동'의 하나로 오는 9월 30일까지 1천 명의 헌혈지원자를 찾는 '헌혈릴레이 운동'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 수해와 폭염으로 군인과 학생들의 헌혈이 급격히 줄면서 혈액 공급난이 가중되자 나온 대책이었다.
홍보도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지난 17일 현재 지원자가 485명에 이르렀다.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 관계자는 "주택공사·로타리클럽·새마을 운동본부 등 많은 단체가 헌혈신청을 해오고 있어 목표인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들의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 줄 몰랐다."고 했다.
8개월째 각막기증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국제라이온스협회 355-C(대구)지구는 이달 현재까지 사후각막기증을 신청한 사람이 2천319명으로 인구대비 전국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라이온스 회원이 7천 600여 명인 서울 354-B(강남)지구의 각막기증자 수가 220명인 것을 감안하면 회원수가 그 절반인 대구의 기증자가 2천 명이 넘는다는 것은 놀라운 수치.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의 한 관계자는 "대구는 그동안 장기기증자 수가 전국에서 최하위권을 맴돌던 곳이었는데 최근 들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올해 후원회를 결성, 16억여 원을 모은 경북대학교병원은 "환자 보호자, 일반 시민 등 이른바 '개미들'이 후원금 기부자의 72%를 차지하는 등 후원회 결성 4개월 만에 340여 명의 후원자가 나왔다."고 했다.
매일신문의 매주 수요일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이웃사랑'에는 4년 째 독자들의 사랑이 식지 않고 있다. 매주 평균 60여 명의 독자들이 600만 원이 넘는 돈을 보내오면서 '사랑의 향기'를 대구·경북에 퍼뜨리고 있다.
정현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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