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젊은이들의 온라인 게임이 갈수록 극성이다. 특히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들이 온라인상의 아바타(캐릭터)를 이용해 게임 내 요소를 즐기는 'MMORPG'가 성행하고 있다. 이 게임 장르는 다른 유저의 캐릭터보다 자신의 캐릭터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시간을 투자하면서 서로 캐릭터를 죽일 수 있는 'PK(Player Killing)'시스템 등으로 인해 경쟁과 갈등을 유발, 불상사(거사)가 일어나곤 한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현피'조장이 빈발해 물의를 빚고 있다. '현실PK'로 불리기도 하는 '현피'는 '現實(현실)'의 앞글자인 '현'과 'PK'의 앞글자인 'P'의 합성어다. 이는 온라인에서 같이 게임을 하던 사람을 직접 찾아가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행위를 일컫는다. 또한 게임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是非(시비)가 붙은 사람들이 실제로 약속한 장소에서 만나 폭행으로 해결하는 행위를 말하기도 한다.
◇디씨인사이드에 따르면 며칠 전 자사 패션갤러리 게시판에서 옷을 흥정하던 두 명의 고교생이 말싸움을 벌이다 서울 강남역에서 만나 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주변의 네티즌들이 '그러지 말고 진짜 만나서 제대로 싸우라'고 부추기는 글을 올렸고, 자극된 청소년들이 서로 '혼내주겠다'며 약속 장소에 나타나 네티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5분가량 난투극을 벌인 모양이다. 이어 현장 사진들이 인터넷에 올려지기도 했다.
◇지난해 6월에도 게임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죽인 상대를 살해하려다 오인해 다른 사람을 흉기로 찌른 사건이 일어난 바 있다. 이런 불상사는 유저들에 의해 暗默的(암묵적)으로 형성되는 게임 내 약속을 어길 경우 주로 일어난다. 이번 고교생들의 싸움 때문에 다섯 시간 동안 관련 사진과 글이 올라와 웹사이트가 접속장애를 일으킬 정도였다니 기가 찬다.
◇젊은이들의 온라인 게임 중독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심지어 밥도 안 먹고 잠도 자지 않으며 애인도 안 만나게 될 정도거나, 사이버 공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진다고도 한다. '현피'조장은 더욱 큰 문제다. 사회 환경에 의해 억압된 폭력적 본성을 대리만족하려는 양상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익명의 다수 속에서 도덕성이 무감각해져 폭력 조장을 서슴지 않게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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