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권개입설?…'바다이야기' 신화 끝나나

성인오락실 열풍 '원조'…대구 700여곳 성업

2003년 이후 불어닥친 성인오락실 열풍의 '원조'로 불리는 바다이야기의 영업성공과 관련, '정권 차원의 개입설'이 나도는 가운데 과연 바다이야기가 무엇 때문에 '승승장구'해왔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성인오락실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는 경찰조차 "이렇게 사행성이 높은 오락실이 정부 심의를 통과, 버젓이 영업을 해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얘기할 정도.

야당인 한나라당이 바다이야기에 대한 강력한 조사를 요구하는 가운데 정부도 자체 감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기로 하면서 '바다이야기의 결말'이 과연 어떻게 날지에 대해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다이야기, 성공 비결

바다이야기는 '중독성'이 있다고 이용자들은 한결같이 얘기한다. 하다보면 곧 대박이 터질 것 같아 자리를 박차고 나가지 못하겠다는 것이다.바다이야기는 릴 게임의 하나로, 일정한 그림이 순차적으로 배열되면 점수를 얻는다.

바다이야기의 첫 번째 성공 이유는 '예시' 기능. 어떤 '예시'가 나타나면 대박이 터지는 징조라는 것이다. 화면이 갑자기 어두워지거나, 상어가 나타나거나, 고래가 나타난다. 이런 징조 이후 대박이 터진다는 것.

결국 예시 기능을 통해 이용자들이 게임을 중단할 수 없게 만들고, 결국 계속 게임장에 머물도록 해 지갑을 끊임없이 열도록 만든다.또 다른 성공 이유 하나는 '연타' 기능. 문화관광부 고시에 따르면 게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1회 경품한도는 2만 원. 하지만 바다이야기는 최대 250만 원까지 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50만 원까지 딸 경우, 경품은 2만 원어치를 내주지만 실제 기계 내부 메모리엔 경품을 받아간 액수를 제외하고 땄던 금액 전체를 기억시켜 게임을 더 하도록 만든다는 것.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예시 기능과 연타 기능은 사실상의 사행성 오락인데 정부 심의에서 통과돼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며 "때문에 바다이야기는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경찰은 바다이야기 경우, 기계 1대당 시간당 9만 원가량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파악했으며, 전국적으로 엄청난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했다.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바다이야기의 성공이 결국 정권 실세의 비호 때문이 아니냐는 공세를 펴고 있고, 18일엔 노무현 대통령의 조카가 바다이야기와 관련된 회사에 근무했다는 의혹제기까지 터져나왔다.

◆경찰, 대대적 단속 시작

바다이야기가 최근 문제가 되면서 경찰은 대대적 단속을 시작했다.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대구 성서경찰서가 대구시내 바다이야기 영업점 7곳을 불법사행성 영업행위 혐의로 적발, 대구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으며 대구지검은 이 가운데 4곳을 약식기소했다는 것.

경찰 한 관계자는 "바다이야기의 '메모리 연타 기능'은 사행성 영업에 해당돼 이를 적발했다."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검찰이 이 부분에 대해 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으나 최근엔 처벌쪽으로 방향이 잡힌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바다이야기 가맹점이 대구시내에서만 수십 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바다이야기의 성공 이후 사행성 성인오락실이 급증해 대구시내에서만 700여 곳의 사행성 성인오락실이 성업 중이라고 밝혔다.

대구경찰청은 지난 6월부터 사행성 성인오락실 일제단속에 들어가 300여 곳을 적발했다. 경찰은 사행성 성인오락실에 드나드는 손님들 대다수가 '대박'을 노리는 저소득층이라며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무서운 범죄라고 판단하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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