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소년 체육교실 '붐'

지난 토요일인 12일 오전 9시 영남대 인조잔디구장. 축구공을 중심으로 초등학생들이 여기저기 모여 있다. 학년별로 나눠 스트레칭과 드리블 등 가볍게 몸을 푸느라 한창이다. 벌써부터 따갑게 느껴지는 땡볕도 이들에겐 별다른 위협이 되지 못했다.

잔디밭을 차지한 아이들은 매주 토요일 열리는 '대구사커클럽'의 축구교실에 참가한 학생들. 그 가운데 유난히 어린 아이들이 모인 그룹을 발견했다. 여섯 살부터 초등학교 1, 2학년으로 구성된 유치부. 10여 명이 옹기종기 모여 코치의 동작에 초롱초롱한 눈빛을 떼지 못한다. 코치가 몸을 구부려 공을 엉덩이 뒤로 가져간 뒤 위로 던지는 공체조를 선보인다. 아이들이 따라해 보지만 대부분 공을 뒤로 던지기 일쑤다. 저마다 멀리 가버린 공을 쫓아가기 바쁘다.

10분가량의 몸풀기가 끝나면 본격적인 훈련이다. 장애물(콘)을 일정 간격으로 나란히 세우고 하는 드리블 연습에 돌입했다. 공이 콘에 맞기도 하고 멀리 도망가 버리기도 하는 등 실수 연발. 자그마한 발끝으로 공을 요리조리 컨트롤하는 모습이 어설프면서도 앙증맞다. 이렇게 유아들이 하는 훈련은 차라리 '놀이'에 가깝다. 1시간30분 훈련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것은 미니게임. 반반씩 나눠 공을 따라 우르르 몰려다닌다. 슛~. 하지만 아깝게 공이 빗나가자 탄성이 쏟아진다. 아이들 이마엔 어느덧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얼굴엔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그렇게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공과 친구가 되고 있었다.

저 멀리 텐트 아래엔 아이들의 공차기를 지켜보는 이들이 있다. 바로 학부모들. 이선영(36·여·경산시 삼북동) 씨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에 앞서 협동심을 기르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게 하려고 4개월 전부터 축구교실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수(23) 대구사커클럽 코치는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리더십을 키우거나 성격을 고치려고, 또는 살을 빼려고 축구교실에 참가시킨다."고 전했다.

유소년 체육이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특히 최근 월드컵과 박지성과 이영표 등 축구 해외파들의 맹활약, 유소년 축구를 다룬 TV 프로그램의 등장 등으로 축구가 붐을 이루고 있다. 서진범 대구생활체육협의회 사업지도팀장은 "최근 들어 어린이들을 위한 축구교실이 급격히 늘어 대구에만도 사설클럽이 30여 곳은 족히 넘는다."고 추정했다. 한상윤(28) 대구사커클럽 감독은 "지난해 4월 축구교실을 개설했는데 입소문을 타고 참가하는 학생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고 했다.

유소년 야구도 이에 못지않다. 대구·경북에만 8곳이 운영 중인데 4곳은 최근에 생겼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곳이 삼성 리틀야구단. 30~35명 정도가 참가하는 이 클럽은 대부분의 경비를 삼성 야구단에서 지원해 특히 인기가 높다. 고재섭 삼성 리틀야구단 코치는 "대부분 삼성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 신청을 하는데 참가 인원이 조금씩 늘고 있다."고 밝혔다. 고 코치는 "지난번 WBC 때의 한국팀 선전과 이승엽 등 해외파들의 활약 등으로 야구가 축구만큼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덧붙였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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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교실 017-506-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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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리틀 018-573-0369

대구리틀 011-532-1114

경주리틀 018-564-2785

불교리틀 011-985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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