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성근 삼성 스카우트 담당 '떡잎 고르기 바쁜 나날'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이성근(44) 스카우트 담당은 요즘이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다. 고교, 대학 졸업 예정자들을 상대로 떡잎 고르기에 눈코 뜰 새가 없다.

경주가 고향으로 초교 시절부터 야구를 한 그는 대구고, 한양대를 졸업하고 지난 1986년 포수로 삼성에 입단했지만 당시 이만수 등 쟁쟁한 선수들 틈에서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하고 89년 은퇴를 했다. 이후 90년 삼성 프런트 직원으로 입사 후 기록을 담당하다가 2군 매니저, 1군 매니저를 거쳐 99년부터 스카우트를 담당하고 있다.

박한이, 조동찬, 조영훈, 박석민, 윤성환, 오승환 등 삼성의 신세대면서 향후 팀의 기둥으로 성장할 선수들 대부분 그의 작품. 특히 2004년 당시 단국대 4년이던 투수 오승환을 스카우트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대학 시절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오승환에 대해 각 구단들이 수술 후유증을 걱정할 때 과감히 그를 낚아챘다. 오승환은 지난해 10승1패16세이브, 방어율 1.18을 기록하며 신인상과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고 '대물(大物)'로 인정받았다. 올 시즌도 팀의 마무리로 활약하면서 프로야구 최다 세이브(42세이브) 기록을 깰 것으로 기대를 얻고 있다.

그는 투수의 경우 손목 힘을 이용할 줄 알고 투구 폼이 좋은 선수를, 야수의 경우 발 빠른 선수를 선호한다. 손목 힘이 좋으면 빠른 구속이 가능하고, 투구 폼이 좋으면 볼을 쉽게 던지고 부상을 방지하는 효과까지 있다는 것. 또 발이 빠른 선수들이 대체로 야구를 잘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의 1급 보물은 노트북 컴퓨터. 그 속에는 전국 고교 및 대학 선수들의 기록과 자질, 부상 여부, 습관, 취미 등 갖가지 정보들이 빼곡히 들어있다. 2월부터 고교 간의 연습경기를 찾고 3월 이후 전국대회를 한 경기도 빠짐없이 현장에서 지켜보며 기록한 결과다. 최근에는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가 열리는 동대문야구장에서 살다시피하고 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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