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요? 처음부터 허가 나지 말았어야 할 게임 업종이죠. 이건 정말 말도 안됩니다. '이건 아닌데' 하면서 벌써 2년 가까이 흘렀어요. 이제와 뿌리를 뽑는다고 하니 경찰이 엄청나게 힘들어졌습니다." (대구시내 한 경찰관)
"바다이야기요? 이름은 잘 지었어요. 얼마나 이름이 예쁩니까?. 그런데 이거 만들어지고 난 다음에는 우리 공무원들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었어요. 끊임없이 말썽을 일으키니까요. 뻔한 도박장이라, 돈 잃은 사람들 신고는 쏟아지는데 업주는 '영상물등급판정 받았으니 불법 아니다'고 뻗대고, 환장할 노릇이죠. 우리도 한번 물어봅시다. 이거 도대체 누가 허가해준겁니까?" (대구시내 한 구청 오락실 단속 담당자)
전국을 '도박 광풍'으로 내몬 바다이야기의 '성공 신화'에 대한 의문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사실상의 도박게임이 어떻게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를 통과했으며, 일선 행정기관에 끊임없이 도박혐의가 신고됐는데도 도대체 사법기관은 왜 단속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국민들은 지금 '그 보이지 않는 세력' 대한 명확한 실체규명을 엄정하게 요구하고 있다.
◆부실심의 논란
대구시내 오락실 단속 공무원들은 바다이야기와 관련, "절대로 심의를 통과할 수 없는 도박이다."고 입을 모았다.
"화면이 캄캄해지고, 상어가 나오고, 고래가 나오면 '예시'가 뜨는 겁니다. 곧 대박이 터질 것이라는 예고 편이죠. 예고 편이 떴는데 그만 둘 사람 있습니까? 이 예시를 보는 사람들은 베팅을 계속합니다. 결국 도박이죠."
단속공무원들이 또 지적하는 것은 메모리 연타기능. 규정상 시상금은 한번에 2만 원으로 제한되지만, 실제로는 250만 원 까지 딸 수 있는 '메모리 기능'이 있어 계속해서 딴 금액만큼 게임을 하도록 만든다는 것.
경찰 한 관계자는 "경찰 내부에서는 바다이야기의 예시기능과 메모리 연타기능이 사실상 도박이며 이에 대한 단속과 처벌을 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심사를 통과시켜줘 그동안 경찰은 사실상 이 부분 때문에 적극적 단속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왜 단속이 없었나
일선 경찰 및 구청 단속공무원들은 "진작에 검·경 합동으로 바다이야기와 유사업체에 대한 전면적인 단속이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제와서 전면단속이 이뤄진다는 것은 늦은 감이 있다는 것이다.
대구경찰청 한 관계자는 "지난해 바다이야기 가맹점을 사행성 영업행위 혐의로 적발해 검찰에 송치하자 '혐의 없음' 처분이 나왔다."며 "대구 뿐만 아니라 전국이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경찰은 최근 사행성PC방에 대한 전담단속부대인 '허리케인'을 출범시켰을 때도 "바다이야기의 경우, 서울 중앙지검이 수사를 하고 있으니 수사결과를 본 뒤 전면적 단속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바다이야기 광풍은 2004년 12월부터 시작됐고, 갖가지 말썽을 일으켜왔으나 이달 들어서야 본격적인 수사에 불이 붙었다. 바다이야기 등 관련업체 본사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전면 단속이 늦어지다 보니 주민 민원 때문에 단속에 나선 일선 행정기관만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
대구동구청은 바다이야기 가맹점 17곳을 적발, 행정처분 등을 내리자 행정심판 5건, 행정소송 5건이 들어왔다. 노력해서 적발한 것도 모자라 소송 뒤치닥거리까지 해야한다는 것이다.
북구청 등 다른 구청도 사정은 마찬가지. 북구청 한 관계자는 "중앙정부가 상품권을 경품으로 지급하도록 함에 따라 딴 돈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이 생겨 사행성이 커졌다."며 "전국의 행정기관이 이런 오락실에 대해 무방비로 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선 행정기관 공무원들은 '바다이야기' 뒤에 뒤를 봐주는 '무서운 사람들'이 있는 것은 아닌지 항상 궁금했다고 털어놨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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