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란, 단거리 미사일 10발 시험발사

대규모 군사훈련 등 무력시위

이란이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하는 서방권의 핵 협상안과 관련한 답변을 내놓기로 한 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의 일환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하는 등 무력시위를 본격화해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군은 20일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약 250㎞ 떨어진 카샨 사막에서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해 지대지 단거리 미사일인 사이게(Saegheh) 10발을 시험발사했다고 국영 TV가 보도했다. 페르시아 말로 번개를 뜻하는 사이게 미사일은 사정이 80∼250㎞로 알려졌다.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서방권의 제안에 대한 답변을 내놓겠다고 선언한 시점인 오는 22일을 이틀 앞두고 미사일을 시험발사함에 따라 미국을 위시한 서방권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란은 19일 외부 세력의 침공에 대비해 신형 무기와 전술을 시험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관영 IRNA 통신은 '졸파카르의 강타(Blow of Zolfaqar)'로 명명된 이번 훈련에는 무인항공기, 낙하산 부대, 전자전투 장비, 특수 부대 등이 동원된다고 전했다. 졸파카르는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의 사촌이자 사위이면서 시아파의 시조(始祖) 격인 이맘 알리가 소유했던 칼 이름이다.

관영 TV방송은 이번 훈련은 이란 남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州)를 시작으로 약 5주 동안 이란 30개 주 가운데 14개 주에서 실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언론은 군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번 군사훈련은 잠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전술을 세우고 신형 장비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란의 이번 군사훈련은 서방권의 핵 주권 포기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22일까지 미국이 주축이 돼 만든 핵 협상안에 대한 입장을 제시할 예정이다. 서방 6개국은 이란 정부가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면 경수로 건설 지원을 포함한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유엔 안보리를 통해 제재를 가하겠다는 내용의 협상안을 지난 6월 전달했었다.

이란은 안보리가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핵 활동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후인 지난 3, 4월에도 1주일 일정으로 걸프지역과 오만 해에 이르는 해역에서 ' 위대한 예언자'로 명명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였다.

이란 군은 최정예 부대인 혁명수비대를 주축으로 한 총 1만 7천여 명의 병력과 약 1천500척의 선박 및 각종 항공기를 동원한 당시 훈련을 통해 스텔스 기능을 갖추고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 타격할 수 있다는 파즈르-3 미사일 등 첨단 무기를 대거 선보였다.

따라서 이란의 이번 무력시위는 서방권의 핵 제안을 공식 거부하기 위해 밟아가는 수순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와 관련,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지난 15일 이란 북서부의 아르바딜에서 행한 대중연설에서 자국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토록 요구한 안보리 결의안을 거부한다고 밝혔고, 하미드 레자 아세피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란 정부의 정책 목표에 우라늄 농축 중단이 들어 있지 않다고 말해 서방권의 핵 협상안을 거부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유엔 핵 사찰단의 사찰활동과 관련해 불만을 제기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도 긴장이 형성되고 있다. 이란은 최근 IAEA 사찰요원 1명이 일탈된 행동을 했다며 IAEA에 항의하고, IAEA 사찰요원 2명의 입국을 거부했다고 서방외교관들이 전했다.

한편 이란 국영 TV는 군사 훈련에 참가하지 않은 소형 군 훈련기 1대가 20일 기체결함으로 테헤란 북동쪽에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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