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게바라보다 헤밍웨이 주목"

카스트로 와병 후 쿠바 관광업 變化…마피아 두목 카포네도 상품화

쿠바가 외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마피아 보스 알 카포네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영국 선데이 타임스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쿠바 하면 그동안 연상되던 전설적인 혁명가 체 게바라나 특유의 칵테일, 야자나무 해변가보다는 혁명 이전의 지명도 높은 인물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쿠바는 최근 수도 아바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의 헤밍웨이 저택 '핀카 비기아'에 대해 250만 파운드(한화 약 45억 원) 이상을 들이는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부들은 흰개미들이 무성한 저택의 축 늘어진 천장 들보를 교체하고 비가 새는 지붕을 고치고 있다. 또 지난 54년 노벨상 수상작 '노인과 바다'를 쓰는 데 영감을 준 고기잡이 배 '필라'도 수선작업에 들어갔다.

이 저택은 미국인인 헤밍웨이가 1939년부터 60년까지 거주하면서 글을 쓰고 고기잡이를 하거나 가끔 동네 주민들을 초청해 파티를 벌이던 명소. 청새치 낚시와 독특한 칵테일 맛, 쿠바 국민의 사교성에 흥미를 느껴 이 저택을 구입했으며 그 곳에서 지내는 동안 미국 문학의 고전이라 불릴 만한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1960년 유럽과 미국 여행을 떠난 헤밍웨이는 이듬해 미국 지원하의 피그만 침공사건으로 돌아가지 못하다 3개월 후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으로 고생하다 61세의 나이에 자살했다. 헤밍웨이가 세상을 떠난 뒤 박물관으로 바뀌어 9천 권의 장서, 원고와 편지, 구두, 절반쯤 마신 럼 등 헤밍웨이의 일상을 생생히 보여주는 유품들이 다량 전시돼 있으나 관리소홀로 빛을 잃어가던 중이었다. 쿠바는 당초 미국 보스턴에 있는 헤밍웨이보존재단(HPF) 측에 보수 기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의 쿠바제재정책으로 거부되기도 했다.

한편 쿠바는 알 카포네 등 과거 마피아 두목들이 전성기 시절 머물던 나시오날 호텔도 외국 관광객들을 위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호텔 이용객들은 체크인을 하면 알 카포네 등이 지냈던 호화객실들, 밥을 먹던 아래층의 동굴같은 객실도 구경하도록 안내를 받고 있다. 병으로 권력을 잠정적으로 동생에게 넘긴 피델 카스트로라면 도저히 승인할 것 같지 않은 일들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쿠바인 관광안내자인 프리에토는 "헤밍웨이는 커다란 자취를 남겼으며 그에 대한 기억은 쿠바에 살아있다."며 "우리는 또 그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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