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지금은 접수 기간이 아닙니다."
지난 17일 오후 대구 달서구 성당동 대한노인회 대구시연합회 취업지원센터. 전화기가 쉬지 않고 울려댔다. 이곳 이숙희(32·여) 부장은 지난달 초 나흘 동안 국가 공인시험을 감독할 노인들을 모집했었는데 뒤늦게 모집 사실을 안 노인들이 끊임없이 문의전화를 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홍보가 거의 되지 않았지만 140여 명의 노인들이 신청을 했었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노인들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오랜 경기침체로 벌이가 시원찮은 자녀들이 늘어난 데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이제 노인들도 일해야 한다.'는 의식확산에 따라 일터로 뛰어드는 경우가 급증한 것.
때문에 노인들의 일자리를 알선해주는 '시니어클럽'(보건복지부 지정 노인후견기관)이나 노인회 취업지원센터를 찾는 '은빛 발걸음'이 폭증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대구 달서시니어클럽. 50여 평의 사무실에서 10여 명의 노인들이 상담을 하고 있었다. 박문석(63·대구 달서구 성당동) 씨는 "전화로 일자리를 물어 보는 것이 미덥지 않아 직접 사무실로 나왔다."며 "벌써 몇 번째 발걸음을 하지만 일자리 구하기가 쉽잖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곳 한 관계자는 "지난달 일자리 소양교육 프로그램을 열자 100여 명의 노인들이 몰려와 교육장이 꽉 차버렸다."며 "1월부터 이 달까지 40명의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줬는데, 일자리 구해주기가 정말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대구고용안정센터에 따르면 센터에 구직등록을 한 대구의 60세 이상 노인들은 올들어 7월 말까지 모두 2천927명. 2004년 한해동안 3천442명, 지난해는 4천369명으로 매년 증가세다. 올해도 최소 10% 이상 노인 구직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대구시는 지난해까지 계명대 성서캠퍼스 체육관에서 열었던 노인 취업박람회를 올해는 규모도 늘리고 10월 대구엑스코로 장소를 옮겨 개최한다.
대구시 복지정책과 문애경 고령사회 담당은 "지난해 노인 취업박람회에 1만 5천여 명의 노인들이 모였다."며 "10월 박람회에는 2만 5천 명 이상 노인 지원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대구시는 현재 시내에서만 20만 명의 노령인구가 구직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구 달서시니어클럽 류우하 관장은 "어렵게 2명의 노인을 대구 성서공단의 제조업체에 취직시켰지만 젊은이들과 융화하지 못해 1년 뒤 노인들 스스로 일을 그만둔 사례가 있다."며 "노인들이 직장에 융화되지 못하는데 대한 배려가 있어줘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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