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월 장맛비-8월 찜통 '극과 극'

가을 날씨도'변덕' 가능성…기상청 "내달 상·중순 다소 더워"

23일은 아침·저녁으로 선선함을 느낀다는 처서(處暑). 조상들은 처서를 가을의 문턱에 접어든 날로 쳤다.가을의 초입은 일단 순조롭다. 하지만 태풍이 변수. 통상 태풍은 12개쯤 발생하는데 올 들어 벌써 11개의 태풍이 만들어졌다. 통상 태풍이 길게는 10월 초순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변덕 날씨'의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기상청은 다음달 상순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유지되면서 평년(전국 16~25℃, 대구 23.3℃)보다 기온이 다소 높겠고, 9월 중순 역시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평년(전국 14~23℃, 대구 21.1℃)보다 다소 더운 날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다음 달까지는 다소 '무더운 가을'이 될 것이란 예측.

하지만 올 가을 날씨도 '롤러코스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날씨가 같은 계절 안에서도 극과 극을 달렸기 때문.

올 여름의 경우, 7월과 8월 날씨가 너무나 달랐다. 7월엔 연일 비가 내려 '비 신기록'을 세우더니, 8월 들어선 찌는 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무더위 신기록'을 양산했던 것.

기상청에 따르면 7월 말까지 계속된 올 장마기간 내린 비는 717.3㎜로 평년(1971~2000년) 장마기간 누적 강우량(346.2㎜)의 2배가 넘었다. 이는 장마기간 전국 누적 강우량을 집계하기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많은 양이었다.

특히 지난 7월 한 달간 대구의 누적 강우량은 무려 568.1㎜, 비온 날도 19일. 2004년과 2005년 7월 비가 내린 날은 각각 12일, 17일이었고 누적 강우량이 137.5㎜, 193.6㎜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강우량이 3배가량 많았다.

때문에 7월은 무더위를 느낄 새도 없이 지나갔다. 평년 7월 평균기온이 25.7℃였지만 올해는 24.2℃로 1℃ 이상 낮았다. 반면 8월은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져 시민들의 일상생활마저 차질을 빚을 정도였다. 일 최저기온이 25℃를 넘는 열대야가 대구 경우 이달 21일까지 무려 16일에 이르렀다.

18일까지 이틀(9일과 17일)을 제외하고 열대야가 계속됐고, 9일과 17일 역시 일 최저기온이 24.5℃, 24.1℃를 기록해 덥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에 비해 2003년 8월 열대야 발생일수는 1일, 2004년과 2005년 8월에는 각각 2일과 7일에 불과했다.

의류업체 한 관계자는 "8월이 더워 올 가을도 다소 더울 것이라 생각하고 제품 모델과 출하량을 결정했지만, 태풍이 많아 걱정"이라며 "갑자기 기온이 급락해 버리면 가을옷이 일찍 단종돼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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