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헬로우 경제] ①경제교육을 시작할 때

한 해 사교육비로 34조 원을 소비할 만큼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 으뜸이지만, 정작 교육을 통해 얻으려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준비는 철저하지 못하다. 필수적으로 갖추어야할 경제관념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신용불량자 50만 명이라는 사실이 바로 그 증거이다.

하지만 경제관념은 벼락치기 공부처럼 한순간에 생기는 것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야만 올바른 경제관념을 세우고 효과적인 소비생활을 할 수 있다.

학부모들 가운데는 막상 자녀에 대한 경제교육의 필요성은 인식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실전 경제 교육이 되는지 알지 못해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현 기성세대는 돈이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돈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는 것을 꺼려하는 이중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부모가 경제와 돈을 교육한다는 것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거나, 부정적 태도를 갖고 있는 한 아이들은 스스로 경제적인 책임을 질 줄 모르는 상태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

자녀에 대한 경제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부모가 먼저 돈이 자신의 삶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모범이 되는 경제생활 실천을 통해 자녀에게 본보기가 되도록 노력해야 실질적인 교육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제교육의 출발점은 바로 가정이기 때문이다.

자녀들에게 경제교육을 시작할 때 염두에 둘 것이 몇 가지 있다.

첫째, 경제교육은 자녀의 성장단계에 따라 실천하기 적합한 것부터 시작하는 맞춤식이어야 한다. 초등학생 단계에서는 '용돈 관리'부터 시작하고, 13세 이후에는 가족 경제에 대한 부분까지 함께 상의하는 식이다.

둘째, 돈과 일을 긴밀하게 연계시켜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해야 한다. 돈을 벌기 위해 땀흘려 일하는 것을 아름답고 성스러운 것으로 인식시켜야 한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벌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한다.

셋째, 한정된 돈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도록 한다. 같은 금액의 돈을 같은 유형에 사용한다고 해도 어느 시점에 사용하느냐에 따라 가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줘야 한다.

넷째, 자기 책임 하에 있는 돈을 스스로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경제적 지식과 타산뿐 아니라 인내심, 충동 억제력, 지구력 등 여러 가지 심리적 훈련에도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 아울러 저축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투자'의 개념을 가르치고 소비와 저축 외에 돈을 다루는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김준혁(K비전스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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