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돋보기-KBS '발칸, 끝나지 않은 전쟁'

2006년 세계는 여전히 전쟁 중이다. 그리고 우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매일 밤 텔레비전에서 지구 건너편의 전쟁을 구경한다. 지난 1990년 유럽의 한복판에서 하나의 전쟁이 시작된다. 크로아티아와 보스니아를 거쳐 코소보까지 번져갔던 전쟁. 유고슬라비아 내전이다.

KBS는 23일과 30일 오후 11시 40분 1TV를 통해 99년 코소보를 끝으로 10년간에 걸쳐 발칸에서 일어났던 유고슬라비아 내전 그 후의 이야기 '발칸, 끝나지 않은 전쟁'을 방송한다. 10년간의 전쟁으로 30여만 명이 사망했고, 5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제작진이 주목하는 발칸 전쟁의 충격은 그 전쟁이 유별나게 잔혹해서가 아니다. 그들은 주말이면 와인파티를 열며 문명과 지성을 자부하던 유럽인들이었다. 아침 인사를 주고 받던 한 국가의 국민들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서로의 얼굴에 총칼을 들이대는 적이 됐을까. 전쟁은 그렇게 우리가 문명이나 지성이라 믿었던 것들을 한순간에 배신한다.

발칸 전쟁 10년, 겉으로는 전쟁이 완전히 종료됐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그 누구도 전쟁이 끝났다고 말하지 않는다. 아물지 않은 상처와 끝없이 재생산되는 증오, 발칸은 여전히 전쟁을 치르고 있다.

23일 방송되는 제1편 '광기의 기록, 보스니아' 편에서는 전쟁을 통해 인간의 이성이 얼마나 약한 것인지, 또 인간의 광기란 얼마나 잔인한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결코 잊히지 않는 전쟁 기록의 잔상을 통해 보스니아가 오늘 우리 인류에게 던지는 마지막 충고를 전한다.

제2편 '증오의 땅, 코소보'(30일 방송)에서는 다리 하나를 두고 두 민족이 갈라져 서로 죽이고 위협하기를 반복하는 증오를 통해 전쟁의 후폭풍을 조명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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