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롯데화성캐슬골드파크 입주] 상가는 전쟁중

"1만5천여 주민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상권 선점을 놓고 업체들이 무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아파트 입주율은 15%선에 그치고 있지만, 4천256가구의 상권에 대한 기대감으로 황금동 인근 상가는 리모델링을 하고 간판을 교체하는 등 새로운 고객을 맞을 준비로 일찌감치 술렁이고 있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1단지 뒤편의 이면도로. 이 곳의 변화야 말로 '상전벽해'였다. 과거 좁은 골목길에 낡고 좁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던 이 곳은 최근 상당수 건물들이 리모델링을 완료하고 병원과 학원, 음식점, 제과점 등이 깔끔한 치장과 간판으로 주민들을 유혹할 준비를 마쳤다.

재건축 시절부터 골목을 지켜왔다는 약국 관계자는 "인근에 병원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주민들이 속속 입주하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공사기간 중에 손실을 앞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내 비쳤다.

이 곳은 1·2·3단지 주민들이 걸어서 쇼핑을 즐길수 있는 가까운 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곳. 차를 아파트에 주차시켜 놓고 걸어서 쇼핑을 즐길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주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아직까지는 활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얼마전 개업했다는 한 옷수선 가게 주인은 "입주가 더디게 진행돼 아직은 손님이 많지 않다."며 "당분간은 손실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가정방문 배달업체들의 고객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뜨거운 날씨 속 길에 좌판을 벌여놓고 연신 땀을 닦아내던 김강현 ㅂ우유 수성대리점 소장은 "지난 5일부터 단지 진입로에서 길거리 판촉을 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하다."며 "힘은 들지만 지금 손님을 사로 잡는것이 앞으로의 매출과 직결돼 더위쯤은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모 우유업체는 아예 전문판촉인 30명을 고용해 '전쟁'을 선포했다. 당일 이사를 오는 집은 '귀신같이' 알아내 얼굴을 알리고, 이삿짐이 대충 정리되기를 기다렸다 다른 업체가 방문하기 전에 재빨리 찾아가 계약을 맺는 것이 이들의 주 업무. 이 때는 우유의 맛도 중요하지만 무더운 날씨 속 이사하는 입주민의 심리를 얼마나 이해하고 짜증을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제품을 선전하느냐가 관건이다.

은행들은 이제 1차 전쟁을 마치고 2차전에 돌입할 태세. 이미 목 좋은 단지 내 상가를 선점하는 것으로 1차 전쟁은 일단락됐다. 상가 분양 대행을 맡았던 곽대환 드림하우징 대표는 "모 은행의 경우 감정가격 예정가의 140%까지 줘 가며 좋은 위치의 상가를 낙찰받았다."며 "현재 종합상가와 4단지에는 대구은행이 들어서게 되며, 1단지에는 우리은행, 5단지에는 신한은행이 입점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으로는 더 나은 서비스로 고객에게 감동시키느냐에 승부가 걸렸다.

병원 건물도 새로운 고객을 맞아들일 준비에 여념이 없다. 황금네거리에서 5단지 입구 사이 이미 2개의 메디컬 빌딩이 들어섰고, 경북고 맞은편에도 메디컬 빌딩이 들어서 대단지 아파트 상권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열띤 경쟁 덕분에 이미 상가 임대료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한 부동산중개소 소장은 "워낙 가격이 급상승 하다보니 '임대료가 서울의 강남수준'이라는 소리까지 들려오고 있다."며 "얼마전에도 한 고객이 커피전문점을 열겠다고 적당한 상가를 찾았지만 임대료가 너무 비싸 포기하고 말았다."고 했다.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던 시절에는 월세가 30만~40만 원 선이었던 작은 점포도 현재는 100만 원을 훌쩍 넘어설 정도로 뛴 것이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달아오르고 있는 황금동 일대. 이름처럼 '황금'이 복덩이처럼 굴러들어와 기대에 부푼 상인들에게 수익을 안겨줄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8월 24일자 라이프매일)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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